창간 20주년의 소회
창간 20주년의 소회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14.05.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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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에너지신문사를 1997년 10월 제67호부터 발행해 왔습니다. 수중에 단돈 500만원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빈약한 자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회사 근처 여관방에서 기자들과 함께 날을 새가며 원고를 마감하면서 초창기 2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제서야 겨우 회사의 틀이 잡혔습니다. 회사의 문을 연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외환위기가 닥쳤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한국에너지신문사를 도와주신 분들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 가운데는 지금까지도 한국에너지신문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참으로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변변찮은 사람에게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도해 주시고 아껴주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리면서 간단히 지난날의 소회를 밝히고자 합니다.

필자가 처음 언론 분야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는 30대 중반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성격상 기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후비고 파야 하는 직업이 기자라는 직업의 본성인데 맞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기자 생활 초창기에 한 회사의 내부 금융 사고를 원고지 1매 분량으로 기사를 내보냈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거래 은행에서 금융거래를 끊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사후 수습을 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제가 은행을 찾아가 빌었습니다. 그리 큰 금융 사고도 아닌데 기사의 파장은 정말 엄청남을 실감했습니다. 기사는 함부로 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출입처를 다녀보면 경쟁사들끼리 이전투구식 비방이 우리 사회에 실로 많습니다. 보통 기자로서는 즐거운 호재를 만나는 것이지요. 그러나 필자는 머리가 아팠습니다. 사회생활에서 경쟁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비방할 때는 원수 같지만 실제 개인으로 보면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화해를 붙이고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중간자 역할을 했습니다. 몇몇 기업들은 20년이 넘도록 선의의 경쟁 규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원수 같이 생각하고 출혈 경쟁을 하던 기업이 함께 친선 모임을  가지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다른 직종에 비해 언론직, 기자직이 남들을 많이 도와 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아무리 직위가 높더라도 누구나 애로 사항은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특히 정책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이기도 합니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주변의 애로 사항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는데 관심을 가진다면 바람직한 언론 문화가 정립되지 않을까요. 언론의 본질은 국가권력의 남용으로부터 약한 시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바람직한 언론문화의 정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창간기념사를 대신합니다.

한국에너지신문 독자님들에게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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