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 개발은 ‘무소의 뿔’처럼 계속 추진해야 한다
해외자원 개발은 ‘무소의 뿔’처럼 계속 추진해야 한다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4.04.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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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금부터 약 150년 전인 1867년에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2세는 알래스카 땅을 약 6000평당 1센트의 가격으로 720만 달러에 팔기로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월리엄 슈어드와 협약을 맺었다.

당시에 러시아는 얼음과 북극곰뿐이 없는 알래스카를 잘 팔았다고 생각했으며, 미국인들은 쓸모없는 황무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 한 슈어드 장관을 바보라고 조롱하면서 알래스카를 ‘슈어드의 아이스박스’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불과 30년이 지난 1897년에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아이스박스는 황금박스로 바뀌었으며, 지금은 원유·천연가스 등 자원의 보고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의 역사적인 평가는 알렉산더 2세는 무능한 황제, 슈어드 장관은 유능한 장관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공기업 개혁인데 한국전력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처럼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은 부채 감축이라는 명분으로 그동안 추진해 오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중단이나 축소 등을 정부로부터 주문받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 의하면 해외자원개발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은 어렵고, 최소 10~20년 앞을 내다보고 은근과 끈기로 추진해야 열매를 맺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울산 앞바다에 있는 동해가스전의 경우 1998년 7월 탐사 시추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대륙붕에서 탐사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그리고 기지시설 건설 등에 약 10년의 세월이 더 흘러 본격적인 생산은 2008년 11월에 시작됐다.

이렇게 약 30년의 세월이 흘러서 개발된 동해가스전은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1%를 20년간 대체하는 아주 미비한 양이지만, 천연가스와 더불어 하루 1000배럴씩 생산되는 원유로 인해 우리나라를 95번째 산유국에 등록시킨 귀중한 의미가 있는 자원이다.

해외자원개발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위험 및 고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심해유전탐사 1번에 약 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성공확률은 3~4%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공하면 최소 50~100배 이상의 수익이 창출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2012년 기준으로 석탄 161억, 석유 1406억, 천연가스 274억, 우라늄 약 7억 등 총 1848억 달러(약 314조원)에 달하고 있다.

현재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13.8%에 불과한데, 이를 1%포인트만 상승 시켜도 약 16억8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가 절감이 된다.

우리나라도 유전개발에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데, 1976년 1월에 고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기자 회견에서 지난해 12월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했다고 깜짝 발표를 했는데, 그 뒤 일 년 뒤에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됐다. 그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지구 끝까지라도 파보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이다.

이와 같이 자원개발은 가시적 성과 위주로 추진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최소 10~20년의 긴 호흡으로 ‘무소의 뿔’처럼 인내를 가지고 지극한 정성을 기울이면서 계속 추진해야 한다.

끝으로, 이글은 지금도 이국땅에서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땀 흘리는 분들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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