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시도
창조의 시도
  • 임인철 지산홀딩스 대표
  • 승인 2014.02.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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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인철 지산홀딩스 대표

국내에 에너지전문기업제도(ESCO)가 도입된 것은 약 17년 전 쯤으로 기억된다. 수요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에너지효율향상을 위해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있었다.

ESCO 제도 도입 후, 제도 확산과 ESCO기업들의 국제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미국의 1, 2위 ESCO기업들을 국내에 초대해 국내의 여러 산업현장들을 같이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은 전래에 보지 못한 규모의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분야 등의 산업시설들을 보고, 시장가능성에 대해서는 군침을 흘렸지만, 실제 경험이 없다보니 규모에 맞는 어떤 실질적인 제안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

무엇이든지 개선을 하고자 할 때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시작인데, 대규모 집적시설을 처음 접해본 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너지자원의 부존과 1차, 2차 원유파동을 겪은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의 합리화를 위해 온갖 제도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바, 세계 여러 나라의 에너지관리조직에는 없는 진단조직을 국가가 약 35년 이상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운용하는 노하우도 세계적 수준에 이르러, 최근 수년간 해외진단도 성공리에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2008년 이후 부채과다와 공급과잉에 기인한 세계경제 불황은 선진국, 신흥국을 불문하고 그 여파가 매우 심각하다.

제한된 수출시장에 공급과잉이라는 의미는 수출경쟁력이 없는 기업이나 국가는 언제든지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밖에 없게 되며, 이는 대량 실직, 구매력 상실, 내수위축, 사회양극화의 심각한 사이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현정부가 이런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지속가능성보다는 성장을 기치로 제시한 미래창조계획은 지난 정부의 녹색성장에 비해 개념부터 너무 추상적이란 지적이 많은 편이다.

창조성과 혁신 분야 전문가인 부르스 누스바움은 창조적지성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창조성이 갖는 능력에 대해서 기술했다. 그는 창조는 희귀한 것이나 우발적인 것이 아닌, 각 분야마다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을 기반으로 이질적인 문화와 세대 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서 서로 다른 분야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창조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신뢰, 소통, 그리고 동일목표를 향한 비젼공유가 되는 조직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적인 경험을 쌓아온 국가진단조직 및 에너지 정책이론가, 새로운 이공계박사들, 대학졸업자, 해외경험이 있는 은퇴자들로 구성된 가칭 해외에너지사업개발공사를 구성해 에너지산업 진단, 에너지정책수립, 엔지니어링, 유지관리 분야에 그간의 고속압축성장시에 집적된 지식과 경험을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들에 시도해봄직도 하다.

우리의 후발주자들은 에너지 정책과 제도를 어떻게 수립해야 하고, 운용해야 하는지 관심이 많다. 또한 이들 나라에 파견된 개척자들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산업분야에까지 국내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첨병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앞으로 IT를 제외하고는 물과 에너지산업분야 밖에 큰 시장이 없다는 예측도 있다. 각 부처간, 그리고 산하기관들의 기존의 벽을 허무는 시도부터가 창조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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