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千秋)의 한(恨)
천추(千秋)의 한(恨)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02.28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 업계의 주요 인사 두 사람과 연초에 에너지 여행을 떠났다.

장시간의 여행이라 잡다한 이야기서부터 논쟁의 요소가 되는 이야기까지 오랜만에 박장대소하면서 모처럼 가슴을 풀어헤친 시간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문득 생각이 나는 이야기가 있다.

한 사람이 느닷없이 역사 이야기를 꺼내면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이 잘못 되었단다. 고구려가 통일을 했으면 중국의 동북3성은 지금 우리 땅이 되었지 않겠느냐면서 열을 올렸다. 평소 역사에 가정은 금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필자는 웃고 말았더니 이 인사, 남은 심각하게 이야기 하는데 왜 웃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 이야기의 담긴 뜻을 왜 모를까마는 역사의 가정이란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역사의 가정을 한다면 중국이 자랑하는 만리장성이 고구려에 대한 방비를 위해 축조되었다 하니 만약 고구려가 신라를 흡수 통일하고 역사가 이어져 왔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의 위상은 과연 어떠할까?

삼국을 통일했다고는 하지만 고구려 땅의 반의 반도 차지하지 못한 신라의 삼국 통일은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을 한반도라는 좁은 울타리에 가두어 놓은 결과가 되었다.

논자는 신라의 삼국통일을 두고 우리 민족의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천추의 한이라는 말은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 취임 1주년을 맞은 우리 대통령이 '천추의 한'을 남기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고 했다.

'천추의 한'이란 천 년이 지나도 후회가 된다는 뜻이 아닌가. 세월이 흘러간 뒤에 후회하지 말고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을 하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의 의지다.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국무위원들은 그 자리에 아무리 오래 있어도 5년을 넘지 못하는 짧은 시간이다. 일주일에 집에서 밥 한 끼도 먹기 어려운 과중하고 바쁜 업무와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인간이란 천 년을 두고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다.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는 말이 있지만 영웅은 시대를 만들어 간다는 말도 있다. 역사적으로 시대가 영웅을 낳은 경우는 많지만 영웅이 시대를 만든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라면 현대에서는 대처 수상을 꼽을 만하다.

현 정권이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핵심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세일즈외교를 하고 복지를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정책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은 일부분에 불과할 뿐.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일은 근간을 바로 세우는 일로써  국가의 백년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일이라 하겠다.

대통령은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고 우리 국민 역시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도록 뜻을 같이 할 때 대통령도 국민도 영웅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