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라는 별에 사는 일
지구라는 별에 사는 일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4.01.24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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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한국에너지신문] 2014년 1월 6일 새해 벽두부터 미국은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8700만명이 혹독한 한파에 시달렸고 적어도 20명의 사망자를 냈다. 수돗물이 얼고 전기가 끊어지고 6000대 이상의 비행기가 발이 묶였다. 하루 반만에 뉴욕시는 91cm의 폭설에 덮혔고 앤드류 쿠모 주지사는 13개 군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상한 것은 6일 아침 동남부의 내슈빌 기온은 1593km나 북쪽에 있는 알버니보다 화씨 40도나 낮았고 멤피스는 6400km 북쪽의 앵커리지보다 화씨 20도나 낮았으며, 남부의 아트란타는 모스크바보다도 추웠다.
그리고 이날 미네소타의 크레인 레이크는 최저 온도 영하 38도였는데 브라질은 49도까지 올라가서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이며 더위를 나게 했다.

이상추위가 올 때마다 기후변화 거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것이 온난화현상이냐?”고 비아냥거린다. 트위터에서도 난리가 났다. 지난 11일 도날드 트럼프가 “온난화라고? 이렇게 엄청나게 비싼 바보소리는 중단해야한다. 지구는 기록적인 저온으로 얼어 있고 온난화 과학자들도 얼음속에 파묻혔다”라고 올렸다. 루지아나 주의 공화의원 죤 프레밍도은 “온난화가 요새는 그렇게 온난하지 않다”고 비꼰다.

이번 한파에 대한 설명으로 국립과학연구소(NSF)는 북극 폴라 보텍스가 갈라져서 남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폴라보텍스는 북극 상공에서 시계 반대 방향 시속 약160Km로 도는 소용돌이이다. 그 가장자리는 제트기류가 꿈틀거리는 뱀같은 띠로 북극 상공에 가두고 있다. 그러나 금년에는 폴라보텍스가 갈라졌다고 한다.

NASA는 그 갈라진 원인으로 북극 지방의 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공식 웹사이트에 발표했다. 백악관의 과학기술자문단 죤 홀드렌 박사는 공식 비디오로 폴라 보텍스가 갈라진 원인은 극지방 얼음의 녹는 속도가 2배나 빨라질 정도로 북극의 온도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이 앞으로 더 빈번해 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그는 어떤 날씨가 기후변화와 관계있느냐 없느냐고 묻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질문이라고 했다.
과학을 일반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일은 외국어로 설명하는 것같이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간단한 답만을 요구한다. 이유는 우리의 두뇌가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인지 아닌지를 빨리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사실이나 현상을 설명할 때에는 한마디의 답은 거의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한 결과를 다만 통계적 숫자로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라는 온 인류의 운명이 걸려있는 과학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일은 자신들의 연구보다도 훨씬 더 힘든 일임을 이들도 인식하고 있다.
하늘을 보면 그 공간이 무한한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대기의 99.9%가 존재하는 대류권과 성층권까지는 50km다. NASA는 지표면에서 지구의 중심까지를 대략 6400km로 측정하는데 성층권까지 거리와의 비율은 128대 1이다. 이 비율은 반지름 12.8cm의 사과에서 1mm의 껍질에 해당한다. 이 하늘 아래에서 모든 생명체는 숨을 쉬면서 살아간다.

기체 중에서는 태양빛이 우주에서 지구로 왔다가 돌아갈 때에 잡아 놓는 기체들이 있다. 이런 기체를 온난화 기체라고 부른다. 이런 기체들이 많을 수록 지구의 체온은 올라간다.

이중 가장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수분이다. 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분의 증발이 더 가속화되고 가속화 된 수분은 구름과 바람과 허리케인 등을 지엽적으로 더 많이 만들어 낸다.
그동안 기류를 완만히 섞이게 하는 것은 하늘의 제트 스트림과 대양을 돌아가는 해류였다. 수분 증발의 가속화로 이 두개의 엔진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한파는 북극의 폴라보텍스를 가두고 있던 뱀의 띠같은 제트 기류가 약해져서 술 취한 것처럼 요동치다가 결국 그 띠가 끊어져 버린 것이 원인이라고 룻저 대학의 해양과학 대학의 제니퍼 프란시스 교수는 설명한다.

정보기술 발달로 세계는 점점 더 작은 하나의 마을로 묶여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는 이미 지구라는 유기체속에 단단히 묶여져 있었음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는 다른 생물과 무생물과 같이 태양 에너지를 공급 받아서 바람과 구름과 더불어 지구라는 별의 한 부분으로 살아왔다. 이별이 지금 숨이 차서 허덕이고 있다. 그 숨통을 틔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인간이다. 화석연료회사들과 그들이 지원하는 정치인들의 의도적인 바보짓거리에 이 별의 운명이 넘어 갈 수도 있다. 그들의 반과학적인 행동을 그냥 보아 넘어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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