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나라
에너지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나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01.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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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쯤 우리 사회는 폐유를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이용자는 연료를 무상으로 받아 열을 생산하고 버리는자는 폐기 처분의 비용을 절감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엉뚱하게도 폐유 가격이 경유 가격을 육박 할 정도로 올라버렸다. 설비를 해 놓고도 폐유를 구하기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자 수많은 폐유 소각 설비는 가동이 중지됐다. 정부가 자원의 양을 생각하지 않고 무차별 시설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지금 이와 똑 같은 현상이 폐기물 우드 칩 같은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무상으로 받아오던 폐기물은 지금 시중에서 입찰을 해서 사야하고 폐기물을 고형화한 연료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폐기물 이용 설비가 늘어난 모양이다. 우드칩 같은 경우는 톤당 4~5만원 하던 것이 20만원을 호가하는 지경에 이른 모양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자원의 양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설비허가를 남발하였기 때문이다. 우드칩의 경우는 국내에서는 아직도 생산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석탄발전소에 혼소 할 수 있도록 했고, 발전사에 대규모 우드 칩 발전소 건설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우드칩의 생산은 겨우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인데 과도한 설비의 남발로 적지 않은 우드칩이 수입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회의적 인식이 퍼지고 우드 칩을 이용하려는 사업자들이 손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어느 나라나 자원의 양이 많지 않아 수급체계에 따라 이용을 늘려나가고 에너지의 질이 낮기 때문에 소규모 분산형 형태를 이루는 특징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30만 톤짜리 전용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마구잡이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태양광은 비경제적이고 풍력은 할 곳이 없고 기타 재생에너지도 해보니 생각 보다 훨씬 비싸고 결론은 원전 밖에 없다는 식으로 에너지 정책을 몰아 부치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남들은 미래를 보고 달리는데 우리는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원전의 기득권 세력이 모든 것을 가로 막고 있다.

우리는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을 수단으로 삼았다. 많은 부작용을 낳고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남겼듯이 경제 논리를 앞세워 원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것도 멀지 않아 우리에게 독이 돼 돌아 올 것이다.

에너지 정책이 부재한 나라.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가로 막는 나라. 어쩌다가 우리는 이렇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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