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중 29%, 에너지기본계획 확정
원전비중 29%, 에너지기본계획 확정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4.01.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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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수요관리 전환 불가능" 비판 목소리 커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최종 확정됐다. 정부는 공급확대 전력정책에서 벗어나 수요관리형 정책으로 전환할 방침이며, 원자력발전소 비중과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중을 각각 29%, 11%로 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국무회의를 통해 오는 2035년까지의 국가 에너지정책 비전을 담은 2차 에기본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에기본의 핵심은 공급확대 정책 대신 가격체계 개편과 ICT기술을 접목한 전력망 구축 등 수요관리 정책으로 전환, 분산형 전원 활성화 등이다.

논란이 됐던 원전비중은 산업부가 국회에 보고했던 29%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 총 43GW의 원전설비가 필요하며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한 36GW를 고려하면 추가로 7GW의 신규원전 건설이 필요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차 에기본과 동일한 11%로 폐기물과 바이오자원 대신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자연자원에 집중키로 했다.

 

▲ 산업부는 2차 에기본의 에너지믹스와 관련 에너지수급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해 석유와 석탄의 의존도를 낮추고 도시가스와 신재생의 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표 : 산업부>

정부는 또 전기요금에 원전 안전성 강화, 송전망 투자, 온실가스 감축 등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발적 절전을 유도할 수 있게 수요관리형 요금제 도입하고 현행 6단계인 주택용 누진제는 시민단체와 국회 등과 논의해 단계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전기와 다른 에너지 간 상대가격 조정을 위해 발전용 유연탄을 개별소비세 대상에 추가했다. 유연탄 세율은 ㎏당 24원으로 조정되며 초기에는 탄력세율을 적용해 ㎏당 18원만 과세할 계획이다. 액화천연가스(LNG)와 등유, 프로판에 대해서는 과세를 완화한다. LNG는 ㎏당 60원에서 42원으로, 등유는 ㎏당 104원에서 72원으로, 프로판은 ㎏당 20원에서 14원으로 낮춘다.

분산형 전원의 비중을 높여 발전량의 15% 이상을 집단에너지와 자가용 발전기 등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한다. 발전시장에 중소·중견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원전 안전과 관련해 원전사업자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계획이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위해 ‘15년부터 저소득층 가구(약140만)에 에너지바우처를 지원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할 방침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2차 에기본을 통해 기존 공급 일변도의 전력정책에서 벗어나 수요 관리형으로 에너지 정책의 물꼬를 틀 계기가 마련됐다"며 "국민의 실생활과 산업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에너지 효율개선 노력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 에너지 고효율 경제구조로의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2차 에기본이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어 수요관리로의 정책패러다임 전환 등 실질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요관리 정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과도하게 높여 잡은 에너지 수요전망을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바로잡아야 하며, 에너지효율 제고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린피스는 성명서를 통해 “원전 확대하는 2차 에기본은 탈핵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 결정”이라며 “수요전망을 대폭 늘린 뒤 관리해서 줄이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수요관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또 “과학적 수요전망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실질적 변화 없이는 수요관리로의 전환 및 분산형 전원 확대는 허울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정부안은 공급형 전력정책을 고수하는 사실상의 원전확대 정책”이라며 “정부가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여론을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오늘 확정된 2차 에기본은 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며 “정부가 핵발전소와 송전탑 등 많은 전원시설로 해당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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