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치다꺼리
뒤치다꺼리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01.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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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집안에 큰일을 치르게 되면 주부들은 뒤치다꺼리 하느라 허리가 휜다.

지난 10일 도시가스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지난해를 회고 하면서 에너지 업계는 뒤치다꺼리 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전력난으로 보조금을 지불해 가면서 고비를 넘겨야 했고 송전탑 문제로 날밤을 세워야 했다”고 거론했다.

‘뒤치다꺼리’의 사전적 의미는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주거나 일이 끝난 다음 마무리 하는 것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국가 경제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 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뜻이어야 한다. 그러나 공급할 능력이 되지 못해 적게 쓰라고 한 것이니 딱히 맞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큰 일에 손님을 초청해 놓고 음식이 모자라 빈입으로 돌려보내는 경우나 다름없으니 이럴 때는 무어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그나저나 에너지 업계는 지난해 크게 보면 뒤치다꺼리 하느라 세월 다 보낸 것은 틀림없다. 적절한 규모의 공급을 못해 두해나 홍역을 치뤘다.  

이러한 현상을 불러오는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같은 뒤치다꺼리를 안해도 될까?

문제는 해가 바뀌면 조금이라도 나아져야 하지만 원인을 알면서도 처방이 쉽지 않다는데 갑오년 에너지 업계의 고민이 있다.

손 원장의 설명대로 93년 동자부 폐지 이후 에너지정책은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해결책을 찾기보다 차곡차곡 문제점들만 20년을 쌓아 왔다. 어디 여건이 달라진 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대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 표현은 이와 달랐지만 에너지 경제 산업을 분석,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내는 국내 유일 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의 진단은 솔직하다는 면에서 평가할 만 하다.

창조경제와 경제발전3개년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에너지경제 문제를 취임 후 2개월간의 짧은 시간 안에 다 포함 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며 원장의 위치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야인의 기질과 공인 사이에서 번민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 된다.

취임 한해가 되지 않는 손 원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20년 만에 돌아온 인물이다.

강산이 변해도 두 번이나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지만 돌아와 보니 떠날 때 하던 말을 똑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핵폐기물 처분장을 시급히 만들어야 하고 에너지 가격을 정상화 해야 하고 등등. 분명하게 언급은 안해도 손 원장이 전하는 의미는 “우리나라 에너지 경제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데  이 날 설명의 초점이 있었다.

달리는 청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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