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태양광 BIG 3, 中·日·美 시장 ‘고속질주’
[신년기획] 태양광 BIG 3, 中·日·美 시장 ‘고속질주’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2.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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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태양광시장 구도가 일본, 중국, 미국 이른바 ‘빅 3’ 국가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이었던 독일, 이탈리아 중심의 유럽시장이 북태평양 국가에 자리를 내줬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2013년 한 해 10GW 정도 설치된 것으로 집계돼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됐다. 중국은 연간 10GW 규모의 내수시장이 활짝 열렸다. 일본도 가정용에 이어 상업용 분야가 급증하고 있고 FIT 가격하락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역시 대형 유틸리티 프로젝트가 줄어들고 있지만 발달한 세제혜택과 금융모델로 소규모 태양광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 2013년 세계 태양광설치시장 수요


중국, ‘100GW’ 향해 가속 페달

2013년은 중국 정부의 태양광정책의 변화가 두드러진 첫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껏 미미했던 내수시장이 열린 것. 정부는 연 10GW를 설치함으로써 중국기업 살리기에 나섰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경쟁력이 부족한 중소 태양광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합병됐고, 중국 태양광산업은 선두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중국 대형 태양광기업의 공장가동률과 선적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요기업의 공장가동률은 90% 넘어서고 있다.

중앙·지방정부는 발전차액지원제(FIT),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내수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 재생에너지 12차 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중소규모 태양광 플랜트 10GW, 분산형 태양광발전 10GW, 1GW 집광형 태양열발전(CSP) 보급 계획을 수립했다. 전력회사에게 재생에너지 송배전망과 전력 구매를 의무화하고, 킬로와트당 0.16센트 FIT를 지원한다. 또한 2012년 만들어진 40억 달러 ‘재생에너지개발펀드’로 2013년 9월 이후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해 킬로와트당 0.13센트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골든 선 프로그램’은 계통연계형 프로젝트 투자비의 50%, 독립형 프로젝트는 70%를 보조해준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의 2012년 기준 발전설비 용량은 1124GW였으며 오는 2030년까지 1583GW가 새로 설치될 예정이다. 경제성장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2030년까지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70% 정도로 높아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당장 석탄화력 비중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가스나 재생에너지 같은 친환경에너지원을 비중을 확대하려는 정책의지가 강하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국제사회 압력과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 중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44%까지 줄어들고 신규 발전용량(1583GW)의 42%가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태양광은 322GW를 차지함으로써 2012년 기준 1% 미만이었던 태양광발전 비중이 2030년이면 8%까지 늘어나게 된다.

2013년 한 해 중국에 설치된 태양광은 6.3~9.3GW로 추산되며 국가의 지원프로그램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에만 2GW 이상 설치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6월 기준 1MW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총 60GW에 이르고, 이는 대부분 5년 내 설치완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9.9~10.9GW, 2015년에는 12.3~13.6GW 규모로 태양광이 보급될 전망이다.

길게는 대형 태양광발전 기준으로 2013년부터 2030년까지 약 123GW가 설치돼 1670억 달러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2020년 경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게 되면 정부 지원 없이도 석탄, 원전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의 경제성을 얻게 된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정부는 선해외, 후내수시장 전략으로 중국제품이 가격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초토화시킨 후 내수시장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라며 “2007년 당시 중국정부가 태양광기업에 무차별 지원을 할 때 독일은 이후 벌어질 상황을 이미 예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기업은 그동안 수출장려금까지도 제품원가에 반영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면서 “수출장려금없이 원가절감만으로 내수용 모듈원가를 낮추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내다봤다.

일본, 글로벌 태양광기업 총집합

최근 3~4년 동안 가장 빨리, 가장 많이 성장한 태양광시장, 바로 일본이다. 증가하는 수요를 일본 태양광 기업이 소화하지 못해 전체 시장의 절반을 해외 태양광모듈이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은 태양광발전차액(FIT)을 도입하면서 태양광발전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일본은 10kW 미만 주택용의 잉여전력에 대해 10년간 kWh당 38엔(세금포함), 10kW 이상 비주택용 발전설비 대해 20년간 kWh당 37.8엔에 전량 사준다. 다만 FIT 금액을 매년 축소하고, 기준가격 적용기간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변수가 존재한다. 2012년 42엔에서 2013년 38엔으로 줄었고, 오는 4월에는 30엔(미정) 정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본산 모듈 가격을 감안해 FIT가 높았지만 조만간 현실화 될 것”이라며 “2~3년 FIT 가격인하가 이뤄질텐데 이걸 견딜 수 있는 맷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FIT 가격인하 폭만큼 모듈 가격을 낮춰서 공급할 수 있다면 경쟁력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은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일본시장은 빨리 자리잡는 것이 관건이다. 한화와 캐나디안솔라의 선전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태양광 전문 컨설팅기업인 RTS에 따르면 일본은 2012년 신규 설치용량 1.72GW, 2013년 2.46GW로 2013년 기준 누적 설치용량 6.6GW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수요 급증으로 일본 태양광기업의 생산량은 물론 수입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2분기 300MW에 불과했던 일본 제품 생산량이 2013년 1분기에는 셀 686MW, 모듈 934MW로 대폭 증가했다. 해외 태양광모듈 비중도 2011년 16%에서 2913년 1분기 기준 46%로 절반을 차지했다.

RTS는 일본의 태양광 붐은 단순한 FIT 구조(주택용/비주택용)와 그리드 연계비용, 저렴한 금융비용, 지방정부와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저렴한 토지비용 등을 들었다. 그리드 연계 절차도 간단하고, 전기사업법상 요구사항도 없으며, 지방 정부가 참여하고 있어 행정절차고 간단하다.

RTS관계자는 또 “50kW급 그라운드 타입이 가장 수익성이 높다”며 “그리드 연계 절차가 간편하고 유지비용도 저렴해 투자자들에게 50kW급 단위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 태양광시장은 FIT를 바탕으로 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지붕 대여사업, 수익률이 높은 50kW 이하 발전설비 중심이지만 FIT 이후 비즈니스 모델은 자가소비용, 태양광·에너지저장시스템을 결합한 가정에너지관리시스템(HEMS)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한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앞으로 3~4년 정도 호황을 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서류를 일본어로 제출해야 해 외국기업 입장에서의 진입장벽은 언어, 동서로 다른 주파수, 까다로운 전기안전 규정 등이 있다”고 말했다.

▲ 한화큐셀이 하와이에 건설한 칼렐루아 재생에너지파크(5MW) 전경.


미국, 주택용 태양광 대여사업 ‘활기’

미국은 투자세액공제(30%)와 30개 이상 주 정부가 실시 중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제(RPS)가 태양광 시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투자 모델과 다양한 사업모델이 더해져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지원정책과 석탄발전에 대한 규제강화도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시장은 대형 유틸리티 분야와 주택용 대여사업·건물과 같은 소규모 분산형 전원으로 양분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에 따라 설치비용도 감소하면서 태양광발전 설치가 급증하고 있다. 2013년 2분기 미국의 태양광 설치비용은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한 와트당 3.05달러였다.

유틸리티 분야는 2013년 이후 축소될 전망이며, 소형 태양광발전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 분야가 주요 시장이 될 전망이다. SEIA에 따르면 미국의 2013년 신규 태양광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4375MW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주택경기 회복에 따른 주거용 분야 성장세가 작용한 것이다. 2014년 5306MW, 2015년 7045MW, 2016년 9186MW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 태양광시장의 키워드는 대형 프로젝트 수요 감소, 금융 솔루션, 상계제도(net metering) 등을 들 수 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리포트에 따르면 미 대형 발전사들은 RPS 충족을 위해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PPA 계약 물량이 목표치에 도달해 앞으로 대규코 프로젝트 수요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리스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가정용 태양광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 설치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초기투자비 부담 없이 15~25년 장기 대여계약을 통해 발전설비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계제도란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전력회사에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FIT와 같이 직접 지원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전력사용량을 줄인 만큼 판매할 수 있으므로 전체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전력회사의 매입가격과 용량제한 등의 이슈는 존재하지만 분산형 태양광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전문가는 “미국 태양광 시장은 완전 자유경쟁 체제로 치열한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곳”이라며 “대규모 프로젝트는 이제 예전만큼은 어렵지만 금융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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