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태양광시장 축소 추세 … 신규시장 노려야”
“유럽 태양광시장 축소 추세 … 신규시장 노려야”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2.3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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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탄 마손 IEA PVPS Task1 사무국장

유럽 대형 발전사, 경기침체 타고 재생E에 저항
영국, 원전 FIT MWh당 109유로 ‘가장 비싸’

국제에너지기구(IEA) PVPS Task1의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게탄 마손 사무국장(operating agent)은 유럽태양광산업협회(EPIA)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유럽에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태양광을 둘러싼 유럽의 에너지 정책·산업 변화와 새로운 시장,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상세히 들려줬다.

한국기업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기술개발을 통해 고품질 저가 제품을 내놓는 것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2013년 태양광 시장에 대한 평가와 새해 전망은
한 마디로 ‘전환기(transition era)’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태양광 시장은 유례없이 성장했다. 가격은 안정화됐다. 기업은 적자를 덜 보고 흑자를 더 냈다는 의미다. 아시아의 중국, 일본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남미의 페루, 칠레,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등 다양한 지역에서 태양광시장이 형성됐다.

다만 유럽 내 대형 발전사들의 태양광 반대, 계통세금 등은 답을 찾아야 한다. 결국 답은 ‘사람’에게서 나올 것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쉽지 않지만 사람들은 재생에너지가 가장 경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년 시장은 아시아, 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규시장이 기대된다. 신규시장 60%, 기존 전통시장이 30~40% 차지할 것이다.

▲유럽 태양광 시장 현황은
유럽 시장은 2011년 22~23GW, 2012년 17GW, 2013년 10~11GW로 계속 축소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의 경기침체가 원인이다.

특히 지금껏 유럽시장을 이끌어왔던 독일과 이탈리아 시장 축소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 독일은 매년 7.4~7.6GW가 설치될 정도였다가 3~4GW까지 줄었다. 사실 연 7GW는 너무 급격한 것으로 무리였고, 3~4GW 정도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규모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탈리아인데 2011년 9.4GW에서 3.6GW로 줄었고 2013년에는 1.5~2GW로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유럽의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2013년 10GW는 괜찮은 성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것이란 점이다. 유럽 몇몇 국가의 경기침체가 계속될 전망인데다 대형 발전사들의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형 전력회사들이 태양광을 반대한다는 의미인가
유럽의 에너지소비는 정체돼있으며 안정적이다. 에너지소비가 증가해야 태양광발전이 추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데 지금 태양광전력은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라서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매우 크다.

대형 발전사들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때문에 전력요금이 올라가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유럽의회를 대상으로 로비도 적극적이다.

국가마다 다른 태양광 지원정책과 보조금이 너무 복잡하니 이걸 단일화하자고 대정부 로비를 벌인다. 이들의 주장은 EU ETS(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해 탄소세를 부과하고, 이를 태양광 보조금 재원으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의회에 탄소세가 너무 비싸니 상한선을 설정하고 낮추는 방향으로 로비를 한다.

▲그럼 앞으로는 유럽에서 제2의 독일, 이탈리아는 나오기 어렵다는 것인지
그렇지는 않다. 영국, 그리스가 유망하다. 동유럽은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고 루마니아와 헝가리, 폴란드가 기대된다. 잠재력이 가장 큰 곳은 프랑스다. 이를 위해선 우선 태양광 가격이 더 내려가야 하고, 정치적인 결정이 관건이다.

▲영국과 그리스 시장 전망은
전기요금이 가장 중요한데 영국은 계속 전기요금을 올리고 있다. 최근 영국 의회는 신규 원전에 대한 FIT를 MWh당 109유로로 35년 동안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태양광 100유로보다도 더 높다. 원전의 안전비용 때문이다.

오래된 원전의 경우 MWh당 40유로로 신규 원전이 250%나 더 비싼 셈이다. 이 때문에 “원전이 이렇게 비싼데 왜 설치해야 하나”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원전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2013년 2.5GW로 아주 좋았다. 앞으로도 연 1GW 수준의 유럽 내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인구 1100만에 1GW면 충분하다.

▲유럽 내 특수한 상황에 있는 국가가 있다면
스페인 정부는 자가소비용 태양광발전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 현재 스페인은 실업률 25%로 높은데다 전력수요도 줄고 있어 대형 발전사들의 태양광 반대가 심각하다.

전력 네트워크에 연결하려면 계통세금(Grid tax)를 내야 하는데, 태양광으로 자가전력을 충당하면서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00만 유로의 벌금을 물어내야 한다. 사실상 자가소비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태양광에 ESS를 결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ESS 설치비용의 30%를 지원하는 독일을 예로 들어 보겠다. 독일에는 ‘밸런싱’ 이슈가 없다. ESS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태양광발전에 ESS를 결합하는 것은 비용을 증가시켜 태양광의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ESS를 이용해 분산형 전력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중앙공급형이 비용면에서는 더 저렴하다. 또 양수발전처럼 효율이 좋은 저장수단이 있는데 왜 배터리를 사용하나 의문이다.

배터리를 이용한 ESS는 산업적인 결정이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거나, 개도국 시장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태리, 그리스 등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국가에서 태양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이유는
그리드 패리티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다. 태양광 전력생산 비용이 화석연료 생산비용과 같아진다는 것인데 이것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려면 태양광 가격은 더 떨어져야 한다. ‘그리드 패리티’는 ‘이퀄리티’일 뿐이고, 경쟁력은 가격을 더 낮춰야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이 핵심이다. 태양광 초기투자비를 분산할 수 있는 금융 솔루션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정부가 보증하는 ‘제로’에 가까운 이자를 내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는
앞으로의 태양광 비즈니스 모델은 새로운 분야를 타겟으로 해야 한다. 임대(리스, 렌트)나 대여사업, 신축건물 대상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콘도미니엄, 공공건물 분야나 신흥 국가, 수익에 구애받지 않고 태양광을 도입할 수 있는 사회복지 차원의 주택, 규제, 건축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태양광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히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이거나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수단이므로 이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지붕형 태양광발전은 소비자가 전기요금 절감에 의한 필요보다 순수하게 전력을 생산하려는 ‘프로슈머’로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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