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현대차 아산공장, 태양광발전소도 '품질우선'
[현장탐방] 현대차 아산공장, 태양광발전소도 '품질우선'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2.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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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10MW 지붕형 준공 … 무타공 공법 누수 ‘원천 차단’
하중 줄인 알루미늄 프로파일 … 출력 높이는 ‘세정장치’ 적용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지붕에 완성된 1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전경.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지붕에 1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세워졌다. 기존 건물의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으로는 국내 최대, 세계 2번째로 큰 규모다. 소나타와 그랜져가 생산되는 아산공장에서 이제 친환경 에너지도 생산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현대아산태양광발전㈜는 지난 23일 중부발전, 현대오토에버, 칸서스자산운용 등 관련 기업 임직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했다.

총 사업비 240억원이 투입된 현대아산태양광발전은 기존 아산공장의 차체ㆍ프레스동, 의장동, 엔진1ㆍ2동 등 지붕 면적 21만 3000㎡에 신성솔라에너지의 265W급 태양광패널 3만 7972장이 설치됐다.

예상 전력생산량은(1일 3.2시간 발전 기준) 연간 1150만kWh로 약 38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통해 소나무 112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연간 560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부발전은 여기서 발생하는 연간 1만 7250REC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전량 매입해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제(RPS) 이행에 활용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에너지 보급에 기여하는 한편 연간 3억원의 임대료 수익을 얻게 된다.

현대아산태양광발전은 나루기술, 현대오토에버, 중부발전, 신성솔라에너지, 칸서스자산운용이 참여했으며, 현대오토에버와 에스피브이(SPV)가 EPC를 수행했다. 2013년 7월 4일 착공해 6개월만인 12월 7일 준공했다. 아산공장의 자동차 출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케이블 작업을 주말에만 진행하는 등 기존 발전소에 비해 시공기간이 길어졌다.

이번에 준공한 발전소는 태양광패널뿐만 아니라 인버터, 수배전반 등을 포함한 모든 전력생산 설비를 지붕에 설치했다. 지붕 면적과 발전용량으로는 국내 최대이자 세계 2번째로 큰 규모로 육상에 신규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와 달리 기존 유휴공간을 활용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했다.

▲ 지난 23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중부발전, 현대오토에버, 칸서스자산운용 등 관련 기업 임직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아산태양광발전 준공식이 열렸다.

이번에 준공한 현대아산태양광발전은 시공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태양광발전시스템의 설계에서부터 자재선택, 전기실, 케이블, 전기안전 등에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해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지붕형 태양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수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무타공’ 공법이 적용됐다. 지붕재에 구멍을 전혀 내지 않고 특수 제작한 브라켓으로 구조물을 고정했다. 아산공장 지붕재(KR700)를 분석해 돌출 부분에 고정할 수 있는 브라켓을 맞춤 제작한 것. 개발된 풍동테스트와 풍압테스트 등을 거쳐 현장에 적용됐다.

하중 문제는 알루미늄 프로파일 시스템을 사용해 해결했다. 태양광어레이 전체를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우수한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덕분에 제곱미터당 10킬로그램 이하로 하중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번 현대아산태양광발전의 시공을 총괄한 이승구 에스피브이 이사는 “알루미늄은 가볍고 강도가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며 “무게는 3분의 1로 가볍고 가격은 3~4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생산공장인 만큼 전기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사광선과 열을 많이 받는 전기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난연성이 우수한 대한전선의 옥외용 케이블을 사용했으며, 공장과 공장 사이의 케이블도 땅에 매설하지 않고 다리(브릿지) 형태로 연결했다.

발전소 수명을 늘리고, 발전 출력도 높이기 위한 유지관리 장치도 적용됐다. 먼지가 많고 여름철열을 많이 받는 공장 지붕의 특성을 고려해 하이레벤의 ‘선업(sunup)’을 설치한 것. 이 장치는 고압의 물을 분사해 태양광패널 세정과 여름철 냉각, 겨울철 제설 등을 통해 발전출력을 높여준다. 서부발전 태안화력(550kW)과 한국과 일본 가정용 태양광설비에도 적용된 바 있다.

이승구 이사는 “물 분사 각도, 수압 분석 등 시뮬레이션만 1개월이 걸렸다”며 “설치 시 풍하중, 풍동시험, 살수 시 패널에 주는 영향까지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전기실이다. 전기실도 태양광패널처럼 공장 위로 올라갔다. 현대중공업의 500kW급 인버터 21대와 지멘스의 수배전반이 가동되고 있다. 수배전반의 경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 품질의 지멘스 제품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실 세 곳 모두 기존 아산공장 건물 외벽소재와 같은 복합판넬을 사용했다.

이승구 이사는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과 함께 주력제품인 소나타와 그랜져가 생산되는 아산공장인만큼 발전소 역시 현대차 퀄리티에 맞추도록 노력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6MW, 동부당진냉연공장(3MW), 한화솔라에너지(3MW) 등 지붕형 태양광발전 노하우가 모두 적용된 명품 발전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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