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에너지의 화려한 변신
숨겨진 에너지의 화려한 변신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2.12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철 부생가스,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폐열·잉여열로 지역난방·발전사업

전국 산업단지에 숨겨진 에너지를 발굴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이 추진된다.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석유화학 제품원료로 공급하고, 버려지는 열은 지역난방이나 발전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13일 대통령 주제로 열린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고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사진)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인근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로 보내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현재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수소와 일산화탄소 등 부생가스는 발전사업용 단순 연료로 쓰이고 있고, 석유화학 기업은 비싼 석유기반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3.8㎞ 길이의 부생가스 교환용 해저터널을 구축함으로써 광양제철소의 부생가스는 여수로, 여수에서 나오는 LPG, 질산은 광양제철소 내 석탄가스화 또는 석탄화학 공장으로 보낸다는 구상이다.

배관망 구축에는 최대 2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투자비는 프로젝트 참여기업이 부담하게 된다. 예상 공사기간은 5년이다. 이번 사업으로 5개 참여업체의 운송비 등 연간 생산원가 1200억원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 중 참여업체간 MOU를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세부계획을 수립해 하반기에는 본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업부, 해수부, 지자체 등 관계부처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질·해류 정보를 제공하고, 신속한 인허가를 지원할 방침이다.

발전소나 산업단지의 잠재·잉여열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에스오일 석유화학공장에서 증류·응축과정에서 발생하는 110만Gcal/연 폐열로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경동도시가스와 동서발전이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했고, 에스오일은 토지임대와 폐열을 판매한다. 삼성에버랜드가 시행사를 맡았다. 오는 2015년까지 송전선 구축 등 설비도입에 총 8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용지 안에 공장을 설립하기 전에는 용지 임대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업부가 산업용지의 용도변경을 통해 산업시설구역 내 발전소 입지를 위한 용지 임대차를 허용할 계획이다.

시화산단 내 아세아제지에서 발생하는 공정폐열을 회수해 중온수를 생산, 지역난방업체인 미래엔에너지에 공급하기 위한 폐열 공급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폐열회수 시스템과 열수송관 등 약 2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아세아제지는 제지공정에서 발생한 증기를 대기 중으로 바로 방출해 제기됐던 민원을 해소할 수 있게 됐고, 열 판매로 연간 64억원의 부가수익을 얻게 된다. 미래엔에너지 역시 연료비 절감효과를 보게 됐다.

산업부는 참여기업, 지자체와 이달 중 MOU를 맺고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해 내년 하반기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협의체를 구성해 배관망 건설에 핑료한 공유수면·녹지·도로 점용허가 등 인허가를 조기 처리할 방침이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 폐열을 인근 양식장, 원예단지의 난방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이 추진돼 소득을 높이는게 기여하게 된다. 현재 전국 22개 발전소에서 4억 2700만Gcal 의 열이 배출되고 있으나 활용률은 고작 0.2%로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영동화력 등 4개 발전소가 양식장에, 남제주화력이 원예단지에 폐열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내년 중 당진·남제주·보령·태안화력 등 4곳의 폐열을 인근 양식장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하동·태안·당진화력과 안동복합화력, 신고리원전 등 5곳의 폐열은 인근 원예단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참여주민들로 구성된 법인을 설립하고,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등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정책자금, 자부담 등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수도권 서부 외곽지역 제철소와 쓰레기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열이 버려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온수를 생산하고 광역 열배관망을 건설해 수도권 지역난방을 공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광역 열배관망 건설과 관련 도시가스 업계 등과 협의를 추진하는 한편 열 생산자와 공급자간 공정거래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최소 300만 Gcal/연 규모의 난방수요 확보가 관건이므로 해당 지자체를 통해 수요발굴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 사업을 통해 수도권의 난방요금 인하효과와 함께 약 4600억원의 직접 투자, 1조 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연우 산업부 기후변화산업환경과장은 “전국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숨겨진 에너지를 발굴해 ‘산업 부생자원 활용 종합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업모델을 이후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정보 부족이나 수요처 발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지자체와 협력해 수요·공급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