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반납은 시작이다
성과급 반납은 시작이다
  • 조재강 기자
  • 승인 2013.11.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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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방만경영에 대한 쓴 소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전 마무리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방만경영이 핵심이슈로 다뤄졌다. 특히 국내사업은 물론 해외자원개발에서까지 방만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제는 국제적인 방만경영에 나선것이냐는 비아냥까지 있을 정도다.

국감에서 다수의 의원들은 “전 정부의 성과주의 집착이 마구잡이식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이어졌고 이제는 투자원금조차 담보할 수 없는 실패한 투자로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다”며 정확한 분석없는 성과주의식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꼬집었다.

혹자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특성은 단기간이 아니라 수십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야 한다”며 이같은 지적에 반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감에서 드러난바와 같이 20~30년이라는 장기 기간을 바라보기도 전에 3~4년만에 원금을 대부분 까먹는 투자가 있을 정도니 이같은 항변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이같은 국회의원들과 지적과 국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내놓은 성과급 반납이라는 대책은 더욱 가관이다.

무리한 해외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손실을 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 어떻게 기 투자된 방만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바로잡을 것인가? 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단순히 성과급 반납이라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넘어가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원공기업의 적자가 개선될 여지가 적고 오히려 부채비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우선 현안은 재무구조의 개선이다. 그러나 공기업들이 내놓은 자산매각 계획도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돼 제대로된 금액으로 매각 자체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무구조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는지, 성과급 반납이라는 반짝 아이디어로 지금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아닌지 관련 공기업 기관장에게 묻고 싶다. 물론 성과급 반납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으로서 일말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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