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본계획 “처음부터 다시?”
에너지기본계획 “처음부터 다시?”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11.07 2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본 방향엔 공감…수요전망 신뢰성에 비판 집중
원전, 신재생 등 실현 방안의 구체성도 ‘글쎄’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사전 의견수렴을 위한 민관워킹그룹을 운용하면서 절차적 민주성은 일정부분 충족됐지만 결과물인 권고안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에서는 민관워킹그룹의 권고안에 대한 다양한 개선점이 제기됐다.

의원들은 원전비중 축소와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 등 권고안의 전체적 지향성에는 공감한 반면, 에너지기본계획의 전제에 해당하는 ‘수요전망’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오영식 의원은 “에너지기본계획은 수요전망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합의 위에 세울 수 있는 것”이라며 “권고안의 수요전망이 워킹그룹에서 합의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위주 정책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는데 수요전망에 대한 구체적 검토도 없이 계획을 세웠다면 문제”라고 꼬집었다.
오 의원은 특히 “전망치를 산출하는데 어떤 계산모델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수치가 입력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최초 데이터가 합당한가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수요전망 신뢰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창일 의원 역시 “산업부가 수요예측을 제시했다면 이를 민관워킹그룹에서 검토하는 별도의 과정이 있어야 했다”며 논의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진복 의원과 부좌현 의원도 “에너지기본계획의 수요전망치를 두고 논란이 많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준들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수요전망은 미국의 예측모델을 국내실정에 맞게 특화한 모델로 계산했다”며 “에너지경제연구원, KDI 등이 참여했고 온실가스의 경우 환경부와 소속연구기관도 포함하는 등 최대한 객관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전비중을 20%대로 낮춘 것을 두고는 숫자놀음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강후 의원은 “지난 계획에 비해 원전비중을 낮췄지만 권고안에 따르면 계속 새로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복 의원은 “현재 수요전망에 따라 원전비중을 20%대로 유지할 경우 신규원전이 6개 정도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원전이 얼마나 더 필요하냐고 물으면 답을 꺼리는 자세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공유하고 합의해야 할 사항을 금기시하면 어떻게 신뢰성을 확보하겠느냐”며 “산업부가 일을 하는 건지 방해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힐난했다.

진술인으로 참석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원전 비중을 낮춘 것은 의미가 있지만 상대적인 비중이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 시설용량을 결정해야 해야 의미가 있다”며 “수요증가에 따라 실질적으로 몇 기의 원전이 추가되는지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획의 실효성을 위해 구체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김한표 의원은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신재생분야도 중요한데 실제 풍력의 경우 환경부, 산업부, 산림청 등을 전전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 하나하나를 세세히 챙겨야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이어 “LNG의 경우도 가스공사에 이윤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제남 의원은 “가격을 통해 전력수요량의 5% 정도를 낮추겠다고 했는데 이 경우 전기요금을 몇 %나 올려야 하는지 답이 없다”며 “구체성을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워킹그룹의 권고안이 정부안과 다르기 때문에 결국 정부안으로 수정될 것이라는 풍문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노영민 의원의 질의에 김준동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민관합동워킹그룹의 작업이 에너지기본계획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며 올해 안에 확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제남 의원은 “권고안을 반영한 정부의 계획안이 마련되면 발표 전에 국회에서 검토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