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데이터센터 주전원으로 각광
연료전지, 데이터센터 주전원으로 각광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1.0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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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미 NC 태양광과 결합… 전력 60% 자급

이해원 PD “MCFC 고성능·대용량화 시급” 주문
김준범 교수 “수소스테이션 정부·지자체 나서야”

국내외 연료전지 시장이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 시행에 따라 발전용 연료전지 공급이 올해 안에 100MW를 넘어설 전망이며, 그린홈 보급사업은 세계 2위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을 낳았다.

해외에선 주 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통신중계기지, 데이터센터와 같은 ICT 분야에서 비상전원뿐만 아니라 주 전원으로 설치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발라드사는 누적 2000기의 통신기지 백업파워 시스템을 공급했고, 올해 초 6주 동안 400기의 일렉트라젠(ElectraGen) 시스템을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수주하기도 했다.

완전 독립운전 연료전지 시스템도 등장했다. 액타(Acta)사는 올해 인도에서 발전소에서 수소 생산 기능을 갖춘 연료전지 백업 파워 시스템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태양광과 소형풍력발전을 이용해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해 저장했다가 이용한다.

지난달 31일 경주서 열린 ‘2013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활성화 포럼’의 이해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료전지 PD 발표에 따르면 이처럼 발전용, 주전원, 독립형전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아메리칸 파워 컨버전이 UPS 용도로 10~30kW급 PEMFC를 처음 도입한 이후 2011년 미국 블룸 에너지가 주 전원으로 MW급 SOFC 시스템을 가동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통신기지용 비상전원 시장 확대와 자립운전 연료전지 시스템의 시장진입이 가능해졌다.

슈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도 이 같은 수요증가의 한 축이다. 유무선 통신중계기지용 백업전원과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비상전원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

애플은 지난해부터 연료전지와 태양광발전을 연계해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앱스토어의 주요 리소스인 노스캐롤라이나 데이터센터의 주전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4.8MW급 연료전지와 20MW 규모 태양광발전을 설치해 전체 전력의 60%를 자급하고, 나머지 40%는 계통연계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이베이도 올해 2분기에 유타의 데이터센터에 주전원으로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하는 6MW급 연료전지를 도입했다.

주택용은 일본과 유럽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2만대가 보급된 일본은 오는 2015년 5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유럽 12개국은 5년간 5300만 유로를 들여 1000대의 연료전지 m-CHP 시스템 보급을 추진 중이다.

이해원 PD는 “시장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명연장이 최대 관건”이라며 “가격저감과 성능향상을 위한 MCFC의 고성능화, 대용량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PEMFC는 무가습 고온화, SOFC는 저온 고출력화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이어 “시스템 기술로는 융복합화에 의한 효율 향상과 다목적 응용성 강화, 재생에너지 연계 또는 연료 다변화에 의한 (반)독립운전이 가능하도록 개발해야 한다”면서 “열에너지 회수를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발전·주택용과는 다르게 국내 수송용 연료전지 시장은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연료전지차(FCEV) 양산기술을 개발하고도 더딘 모양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울산에 1000대 규모의 FCEV 양산라인을 완성한 이후 유럽에만 수출하고 있는 상황. 정부의 수소스테이션 보급 로드맵에 따르면 2013년 18곳, 2030년 500곳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다시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범 울산대 교수(화학공학)는 “수소스테이션은 정부와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2015년 100곳 정도 되어야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연료전지차 대량생산에 앞서 수소 스테이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360만 유로를 지원하고, 4명의 사업자가 이 예산으로 도쿄 등에 19개의 스테이션을 건설할 예정이다. 일본은 2014년 4개 대도시에 14개 스테이션을 짓고, 이듬해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FCEV 대량생산 시점은 2025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교수는 “자동차 관련 법규도 너무 엄격한 편이다. 일본도 최근 규제를 풀어서 휘발유 주유기 옆에 수소 충전기를 놓을 수 있도록 했다”며 “초기에는 오프사이트 중심, 온사이트 일부 형태로 하다가 많이 보급되면 지역거점의 대형 수소공장을 짓고 파이프라인 등 여러 방식으로 공급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료전지에만 국한해서 안되고 에너지기술, 에너지믹스 측면에서 연료전지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성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료전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 수소사회로 가기 위해선 큰 국가비전이 필요한데 이건 반드시 국민공감대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기술 믹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료전지는 타 재생에너지와의 연계나 에너지저장과 함께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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