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를 활용하라!
전문가를 활용하라!
  • 신성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승인 2013.11.0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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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국가 최상위 에너지 계획으로 최근 2차 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이 발표되자 각종 단체들마다 각자의 편에서 해석하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초안은 원전의 양적 확대를 중단하고 원전의 비중을 적정한 상태로 유지하며,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하며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 여파로 방사능에 대한 위험성과 원자력발전에 대한 반대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에 LNG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화했다.

LNG는 석탄 화력발전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은 청정에너지라는 것과 전력 소비지 부근에 발전소를 건설하기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크게 각광을 받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에 셰일가스 붐으로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전망도 한몫했을 것이다. 국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셰일가스, 천연가스, 석탄 및 석유가 모양과 성질은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모두 화석기원의 에너지자원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은 매장량이 전무하거나 매우 적다.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들은 매우 중요하며 해외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 돼야한다는 전제조건하에 계획을 입안했을 것이다.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중요한 요소는 시장가격과 경제성 이외에도 정부 정책의 일관성, 담당자의 전문성과 의지, 국민의 에너지자원에 대한 이해와 정서 등이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며,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진다. 지난시간 동안 에너지자원 관련 기관의 인사 형태는 전문성과 무관한 경우도 많았고, 낙하산 인사 논란도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전문성이 떨어질 경우, 평상시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상황과 주변여건이 위험하고 급박하게 돌아갈 때에 비로소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시간이 지난 후에 큰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 성장 할 시기에 퇴보함으로서 발전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이러한 상황이 고쳐지지 않고 반복된다는 점은 더욱더 큰 문제로 보인다.

에너지자원과 관련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공기업과 연구기관의 최고책임자가 돼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로서 현재 석유 및 천연가스에 대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더욱더 큰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 연구원내 독립적인 전문연구소인 석유연구소를 만들어 집중적이며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시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에너지자원분야의 씽크 탱크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해양자원개발 분야도 전문성에서는 낙제점을 받기는 매한가지라 생각된다. 관련 기관의 내부를 살펴보면 자원개발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해양자원개발 관련 각종 연구사업과 로드맵 작성을 어설픈 자원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경우가 태반이다.

또한 해양자원개발이라는 용어가 제목에서는 넘쳐나는데 실질적으로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는 없고 빈껍데기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제목이 ‘해양자원개발용 ○○○에 대한 연구’가 부지기수이지만 해양자원에 대한 고려나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
마치 찐빵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팥소가 없는 찐빵, 즉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경우다. 예전에 수행한 제목뿐인 연구로 인한 중복성 때문에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니 이중 삼중의 폐해까지 발생한다.

전문성을 가졌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주의해야할 점은 자신의 전공분야에만 좁게 관심을 가지고 종합적이지 못한 판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일을 추진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세월동안 한 분야에서 갈고 딱은 지식과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하며 엄청난 가치를 가지므로 전문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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