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자 로얄산업(주) 사장
최선자 로얄산업(주) 사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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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배관자재 해외진출 `성큼'

금속호스를 기본으로 한 가스용 후렉시블, 컨넥터 등 배관자재 전문 제조·생산업체인 로얄산업(주)의 최선자 사장은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사화사업’에 지사화업체로 선정돼 미국 캐나다 등 해외시장의 개척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다고 해서 다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고 최사장은 말한다. AJ(미국 인증), CJ(캐나다 인증)등 세계적인 인증을 획득해야만 해외시장의 틈새로 끼여들 수 있다는 것을 최사장은 잘 알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로얄산업의 인지도가 상당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이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이 회사는 당좌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 전체적인 경기불황이지만 현금거래 위주로 거래처를 대하다보니 신용만큼은 어느 업체보다 두텁다는 것이 최사장의 설명이다.
생산품목이 배관자재인 만큼 동종업계도 자동화시설이 미비하다고 최사장은 말한다. 배관자재는 대부분 수공업형태로 이뤄지는 작업이다. 정확히 열 세번의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과정에서 50%이상 줄일 수 있는 자동생산라인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이 업체는 기밀시험장비를 직접 생산해 공장내부에 설치하고 타 업체처럼 샘플만 시험하는 것이 아닌 전 품목에 걸친 기밀시험으로 완벽한 제품 창출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자동화생산라인 구축을 통한 원가절감과 해외시장 개척을 바탕으로 내년 매출액을 올해보다 두배 이상 올릴 계획”이라고 말하는 최사장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면 된다”라는 최사장의 말이 어떻게 보면 너무 상투적이고 원론적인 말 같다. 하지만 그 설명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는 지금 로얄산업 이라는 무대를 만들고 있다. 직원들은 그 무대위에서 연극을 한다.”라며“비록 허름한 무대라 할지라도 연기자들이 성의 있게 연극을 한다면 그 연극은 성공한 것”이라고 비유하는 최사장의 표정에서 무엇인가 강렬한 빛을 볼 수 있었다.
로얄산업은 사장과 직원이라는 수직적인 관계가 없는 기업이다. 25일 출근일수 중에 20일을 작업복 입고 공장 직원들과 함께 땀흘리는 그녀다. 주문량이 쇄도할 때는 최사장도 밤샘 공장에서 작업하며 사무실에서, 기능공 숙소에서 외국인 근로자들과 한통속이 돼 잠을 청하기도 한다.
철저하게 직원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다. 이렇다보니 한번 입사한 직원들이 좀처럼 퇴사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자연스레 노하우와 축적되기 마련이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기업을 키울 수 있는 힘이라고 최사장은 말한다. 짙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장에서 공장 기능공까지 하나가 돼 회사를 끌어가는 것이라고.
올해나이 52세. 적잖은 나이다. 지난 97년 남편과 사별하고 그동안 일궈낸 사업을 더욱 확장시켜 남자들 못지 않게 최고의 경영자(GEO)가 되고 싶어한다. 남편 일을 도우면서 공장에서 직원들 식사를 챙겼던 주방아줌마. 그 전에는 보따리장수, 구멍가게 등 닥치는대로 일하며 역경을 헤쳐왔던 그녀. 이렇게 해서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오늘도 최사장은 거래처 사람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핸들을 돌린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 대신 성공도 없다.”고 역설하는 최사장의 말이 인상깊기만 하다.

<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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