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10.2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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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경 독일 어느 주정부 의회 의장 공관을 해가 지고 난 뒤에 찾았다. 50여명이 모여 주거니 받거니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 자리는 20년 후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 하는 모임이었다. 이 주정부는 2020년까지는 에너지 계획이 수립되어 있고 그 뒤 20년 동안의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장기 에너지계획이라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한 기자에게는 뉴스 그 자체였다.

기사도 쓰고 지인들에게 우리도 장기 에너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홍보를 한 탓인지 우리도 에너지 기본계획이라는 것을 수립하게 됐다,

요즈음 민간에게 용역을 준 2차 에너지 기본계획이 에너지 분야의 가장 중요한 문제다.

제도적으로 5년 마다 수립하게 돼 있어서 2030년까지의 1차 계획에 이어 2035년까지의 계획 수립인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20년 단위의 장기 계획이 아니다. 5년 마다 수정하면 5년 단위의 단기계획이다. 더 나아가 관련자들은 장기계획이라고 해 놓고서는 해마다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온다고도 한다.


적어도 20년의 계획을 수립했으면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최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추진해야만 그에 따른 예산 확보도 가능하고 시장에 주는 신호도 예측 가능하다. 5년마다 바뀌면 그것이 무슨 신뢰성 있는 정부의 계획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적어도 20년 정도의 장기 계획이라면 수립하는 기간이나 인력이 충분한 여유를 갖고 해야 한다. 20년의 계획을 수립하는데 서너 달이 소요 되었다면 그 계획은 아무리 전문가들이 모여서 했다 한들 내용이 빈약 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에너지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 향후 20년은 훨씬 더 변화의 속도를 낼 것이다. 향후 20년의 에너지 산업의 변화 발전을 예측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민간의 용역에서 제시한 내용을 보면 기존의 전통적 에너지 산업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원전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가스 발전을 늘리는 식의 내용이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30년 정도 후면 많은 나라들이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에너지 자립을 이룩할 것이다.

우리는 kW당 100원 전후면 개발할 수 있는 많은 에너지 자원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개발 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을 개발해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도 에너지 자립 100%라는 목표를 가지고 가야한다.

특히 에너지 기본계획은 수요관리 계획의 그림을 그려 놓고 그 바탕 위에서 그려야 한다. 우리는 지금 수요관리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더구나 전력의 부하관리를 수요관리 기관이 아닌 한전이 수행하고 있다. 수요관리 개념조차 제대로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에너지 기본계획은 단지 계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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