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R&D 성과창출 통해 미래의 창을 열 때
에너지 R&D 성과창출 통해 미래의 창을 열 때
  • 김계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성과확산본부장
  • 승인 2013.10.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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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성과확산본부장
금세기 인류가 직면할 중요한 문제들을 물어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에너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미국 Rice 대학의 Richard Smalley 박사는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물, 식량, 환경, 빈곤, 테러리즘과 전쟁, 질병, 교육, 민주주의, 인구 등 10대 문제점 중 에너지가 물에서부터 인구까지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열쇠라는 것을 ‘미래 세계에너지 전망’에서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중동지역 민주화 바람과 정치불안으로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의 고착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또한 열강들의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 소식과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의 환경재앙을 예고하는 소식들을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이 단기적, 한시적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장기적, 구조적이며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에너지 위기는 현실적인가? 향후 에너지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변화의 결정적 동인(動因)은 무엇인가?

25년 넘게 사우디 석유상을 지낸 아흐매드 자키 야마니는 석유시대는 머지 않아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그 이유를 자원고갈이 아닌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석기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 돌(石)이 고갈됐기 때문이 아니듯, 현 화석에너지시대는 머지 않아 청정에너지기술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이는 대구에서 개최한 세계에너지총회(WEC)의 ‘대구선언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구선언문은 ‘에너지시스템 개선을 통한 에너지안보’, ‘국가 간 네트워크를 형성을 통한 에너지 형평성’, ‘합리적 에너지 믹스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에너지 기술개발도 추격자적 자세에서 벗어나, 선도자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일자리 창출에 연계하는 창조경제 개념을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조망해야 한다.

ICT 기술혁신은 정보사회에서 창조경제로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시스템에 맞물려 에너지시스템 또한 일대 커다란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술혁신은 에너지시스템 전환에 있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동력이다. 그러나 R&D를 통해 개발한 기술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최근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정리한 성과활용조사에 따르면 R&D 결과물의 사업화 성공률은 30% 수준이다.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을 지라도 시장과 수요자들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70% 수준이다.

R&D 결과물의 사업화 제고는 어렵지만 동시에 필수적 과업이다. 사업화 제고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시장에 나와서 맞부딪히는 장애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에너지기술은 국민의 라이프스타일에 고르게 녹아져 있다. 따라서 기존의 에너지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수요자들은 새로운 에너지기술이 요구하는 행동패턴의 변화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새로운 에너지기술은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구성하는 산업 생태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제도와 시장의 변화 없이는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장애요인과 저항을 극복하지 못한 많은 기술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사장된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에너지 R&D 결과물의 사업화에 실패한 사례 분석결과, 다수의 기업이 시장의 저항에 맞부딪쳐 실패를 겪은 이후에야 비로소 에너지기술의 사업화 모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에너지기술이 시장진입의 장애를 넘어 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R&D 지원체계의 후단인 기술사업화를 보다 견고하게 추진해야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먼저 R&D 전주기의 성과환류 체계 구축이다. R&D 수행 완료과제에 대한 성과 추적조사를 통해 제도개선과 신규기획, 사업화지원으로 연결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돼야 한다.

또한 사업화에 실패한 기업이 사업화과정에서 체득한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실패가 한 번의 경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재도전을 통한 성공의 결실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기술사업화의 실행에 있어 최종 수요자들이 R&D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혁신활동을 전개하는 이른바 수요자 주도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절실하다.

에너지기술이 수요자들의 행동패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느끼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 학교, 아파트 등 생활환경속에 있는 수요자와 정책현안에 관계된 산·학·연·관이 함께 문제를 고민할 때 창조적인 해결방안이 도출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는데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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