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지혜에서 배우는 에너지 관련시설 유치
조상의 지혜에서 배우는 에너지 관련시설 유치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3.10.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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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9월 26일 필자가 재직 중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제10대 원장으로 취임(7월 29일)하신 손양훈 원장님과 직원들이 함께 경주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분시설 건설 현장 및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산하의 월성원자력본부 발전시설 견학을 했다.

우리나라는 ‘방사선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을 1986년에 경북 영덕군을 처음으로, 2003년 전남 부안군 위도 등 5차례에 걸쳐서 부지확보를 시도했으나 지역 일부 주민 및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에 정부는 2005년에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유치지역에관한특별법’을 공표한 후 후보부지 선정에 관한 공고를 내고, 그해 11월 경주시·군산시·영덕군·포항시 등의 치열한 유치전 끝에 찬성률이 가장 높은 경주시가 방폐장 건설부지로 선정됐다.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로 ▲한수원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 사업 유치 ▲유치지역 특별지원금(약 3000억원) ▲방폐물 반입 수수료(연간 약 60억원) 등 4대 특별지원사업 및 유치지역지원 55개사업(약 3조원)을 우선 배정 받게 됐다.

또한 월성원자력 발전소 가동으로 인하여 경주시는 ‘발전소주변지역법률’에 의거하여 지원사업비 약 100억원, ‘지방세법’에 따른 지역개발세로 약 100억원 등 매년 약 2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서 지역경제발전에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주시의 사례와 비슷한 지역이 삼척시이다. 삼척시에는 우리 연구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을 하신 박병일 원우회원님이 거주하고 계셔서, 일 년에 몇 차례에 방문을 해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세상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원우회원님에게 어떤 연유로 수도권에 사시다가 삼척으로 내려 오셨냐고 물으니까 퇴직하시고 여기저기 여행을 하시다가 삼척시에 왔는데, 우연하게 LNG 인수기지 및 종합발전단지 건설계획에 관해서 들으시고 성장 가능성을 보시고 투자도 하고 살기로 결정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원에 돌아온 후에 나름대로의 직업의식이 발동해서 삼척시에 관해서 조사를 했는데, 삼척시는 중·장기 발전목표를 ‘21세기 동북아 에너지 산업도시 메카’로 정하고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중에서 유일하게 과단위로 ‘에너지지원과’를 두고 운영하고 있었다.

삼척시의 경우 2013년 예산이 일반회계 90.5%와 특별회계 9.5%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에서 특별회계의 약 38%인 약 158억원이 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 지원금으로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1690~1752)님이 30대 후반에 유배된 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 십 년간 전국을 방랑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택리지’에 의하면, 삼척·울진은 땅이 척박해서 농사가 잘되지 않아서 가난하게 살았으나 농사를 포기하고 80여호에 달하는 가구가 염전을 일궈서 부자가 됐다고 기록했다.

소설가 ‘김주영’님이 이러한 문구를 발견하고 지금의 울진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이 ‘염전지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1984년 9권으로 끝내고 마무리를 짓지 못한 대하소설 ‘객주’의 주인공인 ‘천봉삼’이 도망치다가 삼척·울진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금상단을 만나 재기하는 과정으로 30년 만에 총 10권으로 완간을 했다.

우리나라는 지리학적으로 아시아대륙 동쪽에 위치한 육지국가이지만, 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위로는 북한이 가로막고 있는 섬나라다. 그래서 필요한 에너지의 97%를 매년 화물선을 이용해서 해외에서 수입을 해야 한다.

특히, 전력의 경우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부족한 전기를 수출입 계약에 의거해 인접국가에서 사고파는 유럽과는 경우가 정반대이다. 우리나라는 석유·가스·석탄·우라늄 등을 연료로 사용해서 국내에서 전력을 생산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구입이 불가능한 고립무원(孤立無援) ‘전력 섬’ 나라이다.

소금이 인간 등 동물에게 삶을 계속해서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 하듯이 전력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전력 사용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신규건설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삼척·울진에 거주하는 조상들이 과감하게 농사를 포기하고 염전을 개발해서 부를 일구었듯이 미국의 1개 주 평균 면적의 약 절반뿐이 안되는 좁은 우리나라에서 ‘내 지역 남의 지역’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으므로, 전국의 229개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을 위해서 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시설 유치도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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