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주요기업(1)
Royal Dutch Shell, 지속성장 비결은 ‘R&D와 혁신’
[D-7]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주요기업(1)
Royal Dutch Shell, 지속성장 비결은 ‘R&D와 혁신’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10.0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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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기업들 중 R&D 투자 최대… ’13년 13억불
“조선·플랜트 기술 선도하는 한국과 적극 협력”

약 200년 전, 런던의 한 골동품 가게는 외국풍 장식에 사용하기 위해 극동으로부터 조가비를 수입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 가게는 현재 전세계 9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약 9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에너지 및 석유화학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로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이다.

세계 오일메이저 중 시가총액 3위 기업 쉘(Shell)은 2012년 말 기준 매출 4670억 달러, 순이익(세후) 312억 달러를 기록했다. LNG 생산량(Equity Volume 기준) 세계 1위 기업이며 일일 330만 배럴의 석유 정제하고 세계적으로 4만300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포춘지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내고 있다.

이처럼 쉘이 지속성장하는 근거는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R&D에 있다.

쉘은 주요 석유기업들 중 지난 5년 동안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회사다. 2011년 11억 달러에 이어 2012년에는 13억달러 이상을 R&D에 투자했고, 세계적으로 2만5000여개의 특허를 등록해 세계 5대 메이저 석유기업 중 R&D 투자 및 특허등록 1위 지위를 당당히 고수하고 있다.

쉘의 기술혁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기술센터다.

전 세계적으로 4만5000명의 기술직 및 엔지니어링직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직 직원 중 10% 정도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영국, 캐나다, 독일, 노르웨이, 중국, 오만, 카타르, 싱가폴 등 11개국에 있는 기술 센터에서 혁신과 신기술 개발 그리고 기존 기술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

기술센터는 제품 개발, 마케팅 지원, 지역 영업에 특정한 기술 지원 제공에 집중한다. 이들의 지식과 창의력은 쉘이 세계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사회적, 환경적으로 책임있는 방식으로 충족시키도록 기여하고 있다.

쉘 관계자는 “전 센터에 걸쳐 각기 다른 분야의 팀들이 통합되어 기술 계획 및 사용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질학자, 엔지니어, 지구 물리학자 등이 3D 가상현실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지속적인 혁신 프로그램
직원들의 혁신 DNA고취와 성과향상을 위해 전방위적 ‘열린 혁신’(open innovation)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쉘이 가장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보스턴에서 시작한 ‘도구상자’(tool box)가 있다. 도구상자는 대학과의 깊이 있는 협력, 창업 및 벤처캐피탈 등과 연관된 활동이다.

이같은 기술혁신은 다방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발표한 ‘2012 가장 혁신적인 기업 : 산업계를 이끄는 최첨단 기술력 분야’에서 에너지기업 최고 순위인 3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다양한 산업분야의 최고 경영진 150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50대 혁신 기업 중 에너지 기업은 쉘을 포함해 2개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상위권 기업은 애플, 구글, MS, IBM, 소니 등 IT와 전자 관련 기업이었다.  

마티아스 비셀(Matthias Bichsel) 프로젝트 및 기술총괄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에너지 회사가 되고자하는 우리의 목표가 잘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자평했다.

기술혁신을 위한 3자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쉘 관계자는 “어떤 회사도 혼자서는 환경적인 부담은 줄이면서 세계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혁신 기술을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업계 내외부의 전문가들과 연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컨셉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프로그램은 기술혁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표적 협력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에너지 과제 해결을 위해 독창적인 발상을 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컨셉트는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도록 재정 지원을 해준다.

1996년 이래 게임 체인저 프로그램은 2000건이 넘는 아이디어에 2억 5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그 중 200건이 성공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투자를 결정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다.

호주에서 200km 떨어진 해상 가스전(田)에 세운 세계 최대 규모의 이 설비는 2016년까지 약 5년간 300억 달러(약 32조4000억원) 이상이 투자되며 삼성중공업이 제작을 전담하고 있다. 완공되면 이 바다 위에 있는 설비에서 가스를 액화한 뒤 LNG 선박에 바로 선적해 세계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FLNG는 생산비용이 너무 높아 경제성이 없던 해상 가스전의 개발을 가능하게 해준다. 기존에는 지금까지는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육지와 이어진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가스처리시설로 옮긴 뒤 액화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만드는 FLNG 설비는 선수(船首)부터 선미(船尾)까지 길이 488m, 높이 74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해상 구조물로 축구장 4개를 이은 것보다 더 길다.

마티아스 비셀 사장은 “FLNG는 세계 최초의 FLNG 건설 및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로열더치쉘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세계적으로 600명 이상이 160만 시간 넘게 디자인에 매달렸고 그 결과 현재 육지에서 사용하는 설비보다 4분의 1정도 축소된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FLNG가 에너지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게임 체인저’라는 설명이다.

 

국내기업과 합작 등 활발한 활동
한국에서 쉘은 쉘퍼시픽 엔터프라이시스(Shell Pacific Enterprises)와 한국쉘석유 두 회사가 약 140여명의 직원을 두고 천연가스, 석유제품과 화학, 윤활유 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10월 한국서부발전과 석탄가스화 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고 2012년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윤활기유 합작법인인 현대쉘베이스오일㈜를 설립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쉘과 현대오일뱅크가 4:6의 비율로 출자한 회사로 윤활기유 공장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3만3000㎡(1만평) 부지에 들어서게 되며, 공장은 하루 2만 배럴 처리 규모로 오는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자동차나 선박, 산업용 윤활유의 기초 원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며, 생산된 제품은 향후 쉘의 유통망을 통해 최대 소비국인 중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및 공급 기업인 쉘에게 한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LNG도입 국가인데다 조선과 플랜트 분야의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중요도가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쉘퍼시픽 엔터프라이시스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와의 기존 LNG 구매, 공급 관계를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향후 에너지 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며 “특히 전 세계 쉘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쓰이는 플랜트나 선박, 해상 설비 등이 상당수 한국에서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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