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진미(盡善盡美)
진선진미(盡善盡美)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09.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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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정 기자
<논어> 팔일편에 실린 ‘진선진미(盡善盡美)’는 목표와 이를 이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목표의 올바름을 ‘선’이요, 과정의 올바름을 ‘미’라 하는데 목표와 과정이 모두 올바를 때 ‘진선진미’라 한다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속도와 효율을 더 높이 평가하려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로림조력발전을 둘러싼 오래된 갈등이 지속된지가 벌써 7년째다. 기간으로만 보자면 8년째인 밀양 송전탑 건설사업과 견줄만 하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환경단체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도 비슷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대부분의 국책사업이 그러하듯이 찬성-반대로 맞선 지역주민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파괴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가로림조력은 오래된 시간만큼 갈등 구조가 복잡하다. 생업인 어업에 미칠 영향과 갯벌 파괴를 우려하는 반대측과 찬성측 주민간 갈등뿐만 아니라 서산과 태안, 충남도 등 관련 지자체도 각기 다른 입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정치권에서도 가로림뿐만 아니라 조력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 역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조력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인·허가에 있어서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6일과 11일 가로림조력에 찬성하는 태안과 서산지역 주민들이 충남도청과 세종정부청사, 프레스센터 등을 방문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며 환경부 규탄시위와 기자회견 등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이후 가로림조력발전과 산업부도 반려사항을 보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어서 관련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번에는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주체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조력발전과 가로림조력에 대한 정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2011년부터 운전을 시작한 시화조력의 현재 모습에서도 가로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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