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그래도 계속 추진해야
원자력 발전, 그래도 계속 추진해야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3.08.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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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근래 원자력발전(이하 ‘원전’) 비리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개인의 사욕과 바꾼 용서받지 못할 일이며,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은 결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 했다.

이 분야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원전 비리는 하루 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이 기회에 관련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여 다시는 발생 못하게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하는 것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동의한다.  

요즈음 흔한 뉴스 중 하나가 아파트 단지 혹은 전철 등에 정전사고가 발생해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소식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전기는 24시간 공급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필자가 초등학생이던 1960년대에는 전기는 해가 진 뒤 밤에만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매년 필요한 에너지의 약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최빈국인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전 국민이 마음 편히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는 원전의 숨은 역할이 크다.

국내 원전은 1978년 고리 1호기가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해서 1989년에는 전체 발전 전력량의 50.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이래, 2012년에는 29.5%로 화력발전 67.3% 다음으로 중요한 발전원이 되고 있다.
이렇듯 35년간 꾸준히 전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 원전의 안정성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원자폭탄과 혼동하는 등의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파로 국민들의 불안감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발생한 원전의 각종 비리에 국민들의 우려하는 마음이 더욱 더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시민단체에서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면 언젠가는 상용화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 당분간은 원전이나 혹은 화력발전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총 23기, 화력발전은 148기가 가동 중이다. 그러므로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원전은 1기가 평균 1.28%, 화력발전소는 0.45%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원전 몇 기만 예기치 않게 가동중지 상태가 오면,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관련 부처 및 기관은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원전비리에 관한 사항에 이번에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고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일어났고 그때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내 놓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다행이 이번에는 대통령, 총리, 장관, 국회까지 원전에 관해서 획기적인 안전 대책을 세우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모든 잘 못된 사실이 밝혀내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국내 원전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원전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수십 년 간 전력공급의 큰 축을 담당하면서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분쟁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는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에서 열거한 원전이 소재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수산물인 울진 대게·기장 미역 및 멸치· 영광 굴비 등의 상표 가치가 떨어졌고, 천년 고도인 경주에 관광객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적이 없다. 

우리는 평소에 물과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다가 사막 혹은 고산지대를 여행을 하면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하는데,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혹은 전력수급 불안정 사태 등은 역으로 전 국민이 전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좋은 기회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독일이나, 스위스처럼 가동중단이나 단계적 폐쇄 결정을 한 국가도 있지만, 당사국인 일본은 지난 2012년 9월에 열린 내각회의에서 원전제로 방침을 사실상 포기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0~2035년까지 원전용량 61% 증가,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30년까지 원전용량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안정적 전력공급 기반 확보·온실가스 감축 대응·에너지 안보 등을 감안하면, 모든 비리척결의 발본색원(拔本塞源)을 전제로 원전은 앞으로도 수십 년은 그래도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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