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새로운 아젠다 찾아야”
“에너지산업, 새로운 아젠다 찾아야”
  • 서민규 기자
  • 승인 2013.08.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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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신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 손양훈 신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손양훈 신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에너지분야의 국내 대표적인 시장경제론자로써 많은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경제학과 공학을 넘나드는 식견을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신정부의 에너지정책의 토대를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새롭게 에너지경제연구원장으로 부임한 손양훈 원장을 만나 국내 에너지산업의 발전방향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나아갈길을 들어봤다.

 

가격 움직여야 현행 에너지문제 해결 가능
경제학·공학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

 

“에너지산업에 있어 무엇이 새로운 시대의 엔진이 될 것인가, 어떻게 추진하느냐를 고민 연구해야 한다”

손양훈 신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총 매출규모가 247조에 달해 국내 GDP의 24%를 차지하는 국내 에너지산업의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에너지산업이 가지고 있는 지위, 비중,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에너지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전기요금의 왜곡”이라는 손양훈 원장은 한전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구조의 문제로 인해 정치권의 영향을 받고 정부가 요금을 인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타 에너지요금이 크게 인상되고 있는데 반해 전기요금 인상은 더디기만 하다”는 손 원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며 국내 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한 3단계 대책을 밝혔다.

첫 번째로, 현재의 전력부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둘째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 후 장기적인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산업의 정상화와 균형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의 에너지정보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에너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고 수요예측에도 실패함에 따라 이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양훈 원장은 “에너지에 있어서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썼는지, 어떤 기계를 통해 쓰고, 어떤 시간대에 쓴다는 정보가 있어야만 타킷에 맞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최근 ‘정부 3.0’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새로운 시대에서는 좀더 세밀하게 조사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핵심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손 원장은 이에 더해 장기적으로 에너지산업도 선진화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전력판매를 유일하게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멈춰져 있는 에너지산업 구조개편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구조개편을 너무 이념적으로 접근했다며, 노조의 갈등이나 시대의 이념과 결부시키지 말 것을 주문한다.


손양훈 원장은 구조개편이 큰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급변하는 해외에너지시장 변화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적절하게 소화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설명한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국제 에너지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원자력분야에 큰 변화가 왔을 뿐 아니라 새로운 화석에너지도 속속 나타나고 있어 에너지전문가들도 10년 후의 에너지산업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때 어떻게 하면 신축적으로 외부의 변화에 적응할지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시장에 근거한 시스템을 강조한다.


“해외에너지시장 변화를 받아들이는 가장 훌륭한 시스템은 시장이 움직이고 가격이 작동하는 것”이라는 손 원장은 “이를 단기간내에 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면밀히 검토하고 많은 사람들의 합의도 이뤄나가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 원장의 두 번째 구조개편의 문제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근거한다.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솔루션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다.


손 원장은 “지난정권에서 녹색성장을 추진하면서 많은 정책을 추진했지만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이는 시장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산업체들은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하고 싶어하지만 한전이 저렴하게 단일요금을 제시한 상태에서는 그 어떤 솔루션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 새로운 에너지시스템의 도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새로운 IT솔루션과 융합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규 진입기반을 만들어주고 이것이 바로 신축적이고 경쟁화된 산업이고 누구나 참여할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이 우선시돼야 하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손 원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하는일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연구를 통해 뒷받침해나가고 이를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이를 연구하고 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산업이 국가 정책에 있어서의 비중에 대해서도 손양훈 원장은 아쉬움을 나타낸다. 에너지문제는 산업의 일부분이 아니라 국정전반에 걸친 중요산업이라는 생각에서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고유가와 최근의 에너지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도 에너지문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손 원장은 에너지산업이 교육, 국방, 과학기술과 같이 국가미래를 담당하는 아젠다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가을 이후의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절기 전력대란을 거치고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수립이 본격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제개편, 가스직도입과 관련된 문제들이 부각될 수 있어 새 정부도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지를 내비췄다.

손양훈 원장은 “근본적으로 연구원이 나아가야 할 길은 가격이 작동하는 시스템, 시장이 움직이는 시스템, 정보가 있는 시스템으로 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3년의 임기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손 원장은 특히 기술적 교류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관리공단, 전력연구원 등과 많은 교류를 통해 에너지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경제학에 기반한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에너지산업을 바라보고 발전시키는데도 일조할 생각이다.

손양훈 원장은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는 경제학자, 기술과 함께하는 경제학자로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에너지전문언론에서도 에너지가 얼마나 중요한 국정과제이자 아젠다인지에 대해 끝임없이 질문하고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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