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연구·인력양성에서 시작된다
해외자원개발, 연구·인력양성에서 시작된다
  • 신성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승인 2013.08.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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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에너지자원 관련 공기업들은 거의 낙제점을 받았고, 지난 MB정부에서 추진한 각종 자원개발사업에서 실패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 부실한 경영과 단기성과에 집착한 무리한 정책추진 등으로 1조원이 넘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수십 년 동안 우리의 해외자원개발 역사에서 되풀이되는 것으로 매우 안타깝다. 대학에서 자원개발의 상류부분인 에너지자원의 탐사 및 개발, 특히 해양에 부존한 석유 및 천연가스분야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주로 담당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에너지자원의 중요성과 문제점을 해결할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가’이다.

여러 번의 오일쇼크와 원자재 가격폭등을 경험한 우리는 에너지자원과 광물자원 및 원자재의 가격변동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에너지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과 경제 발전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에너지자원의 투입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에너지 및 광물자원에 대한 안보적 개념이 도입됐고,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과제는 자주개발율을 높이는 것으로 정부와 관계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언론에서 소개된 한국가스공사의 모잠비크사업, 한국석유공사의 베트남 유가스전 개발사업과 최근 주목받은 대우인터내셔날의 미얀마 가스전사업, LG상사나 SK에너지와 같은 민간기업이 추진한 많은 사업에서도 훌륭한 성공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외국의 자원개발회사를 인수하여 연간 수천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고, 자주개발율도 높인 좋은 사례도 있음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현 정부도 역시 에너지자원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위험성이 높은 사업은 피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옥석을 가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우수한 사업은 계속 추진한다고 한다.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최고의 효율을 얻기 위하여 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는 당연한 것이고 이에 따라 추진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자원개발사업은 초기단계에서부터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고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더욱 전문성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에너지자원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요구된다.

자원개발사업의 해결과제와 미래 비전은 연구 및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사업에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개최되는 SEG, EAGE, OTC 등 석유탐사개발 관련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 참가한 경험에 비춰보면 2000년대 초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던 중국업체가 지금은 부스를 수 많이 차려놓고 자신의 기술을 뽐내고 있다.

장비부품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지식기반 기술서비스업체, 상류부분의 대형 석유개발회사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중국은 기반이 튼튼한 자원산업을 바탕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연구 및 기술개발에 집중해 그 연구성과를 산업으로 연결시키고 관련된 전문인력이 양성되는 산학연이 공생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했다.

중국이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으로 세계의 자원을 독식하는 이면에는 연구개발에 따른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의 뒷받침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IT, NT분야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조선, 기계 등에서도 세계적인 산업기반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앞선 IT, NT기술을 자원산업에 접목시키는 융복합 연구개발, 특성화된 부분의 발굴과  인력양성, 자원개발 인접분야와의 통합교육은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자원개발특성화대학사업이라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추진을 통해 붕괴상태에 있던 자원개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공급하는 기반시스템을 구축해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관련기업에 취직한 졸업생이 해외근무 나간다고 찾아올 때 교육자로서의 보람과 함께 정부정책이 매우 중요하고 또한 그 효과에 대해 감사한다.

이렇게 좋은 정책은 지속돼야하고 특성화된 고급전문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춘 목표지향적인 사업으로 추진된다면 더욱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스승의 날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을 학생들에게 꼭 이야기 하는데, 푸른색이 쪽빛보다 푸르듯이 계속 공부하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가 된다는 것이다.

자원개발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계발에 매진해 훌륭한 전문가가 되라는 격려와 기대의 말이다. 과감한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으로부터 에너지자원분야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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