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는 머리에 꽃을 꽂아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머리에 꽃을 꽂아요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3.07.05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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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머리에 꽃을 꽂아요.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괜찮은 사람들을 만날거예요. 여름에 가면 사랑에 빠질거예요.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꼿고 다녀요”


1967년 스캇 멕킨지가 몬트레이 음악 축제에 등장해 처음 발표한 이 노래는 곧 빌보드차트 1위를 수 주간 달리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노래에 빠진 유럽의 젊은이들은 샌프란시스코를 동경해 찾아 들었다.

일년 내내 봄가을 날씨로 나무가 늘 푸르고 시드는 법이 없고 꽃이 연중 계속 피어나는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주제로 지어진 수많은 노래 중 토니 베넷의 ‘샌프란시스코에 내 마음을 두고 왔네(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에서는 “높은 언덕의 케이블 카는 별들과의 중간지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나를 부르네. 아침안개가 싸늘해도 나는 좋아, 내 사랑이 기다리는 샌프란시스코로 나는 갈테야. 내가 돌아가면 너의 금빛 햇빛이 나를 비추어 주겠지” 라고 샌프란시스코를 노래한다.

한국의 초기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이 미국에 올 때에는 배를 타고 40여일간을 지내면서 태평양을 건너 금문교를 통해 샌프란시스코항으로 들어왔다.

이들이 태평양의 거센 물결이 육지로 쑥 들어가는 그 협곡에 걸쳐져 있는 안개에 쌓인 금문교를 보는 그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감격의 순간이라고 한다. 납힐의 높은 언덕을 말을 타고 가다가 어느 더운 날 말이 쓰러져 죽자 한 케이블 제조회사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1870년대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아직도 이곳을 다니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시작하는 파월 스트리트 케이블카를 타면 차이나타운이 있는 언덕에서 이승만박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다니던 전 한인감리교회였던 하얀 건물이 보인다. 그곳에서 몇 블럭 가면 장인환, 전명운 두 젊은이가 일본의 앞잡이로 을사늑약의 배후인 스티븐슨을 때린 곳인 페어몬트 호텔이 있다.

그 파월 케이블카로 타고 다시 언덕의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바닷가가 나오고 그 곳 바닷가의 페리 부두에서 두 젊은이는 사흘 후 다시 스티븐슨을 저격해 죽게 한다. 이승만 박사와 도산 안창호 장인환, 정명운  이들 모두는 이 케이블카를 타고 다니면서 한인감리교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했다. 그 케이블카가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같은 노선을 아직도 그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낭만과 자유의 도시, 한국의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도시, 동성애자와 노숙자의 도시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가 북미 최고의 녹색도시로 이미 인정됐고, 오는 2020년까지 시의 모든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하는 최초의 도시가 되기 위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제로 쓰레기 도시가 되는 목표도 무사히 이룰 것 같다. 이미 80%의 쓰레기가 매립지로 가지 않고 재활용과 퇴비화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작년 10월에 1990년 수준의 탄소 배출양보다 12%를 더 적게 배출했다.

인구는 1990년 72만4000명에서 2010년 80만5000명이 되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13%나 증가했지만, 탄소 배출양은 12%로 낮아진 것이다.
시는 시 재정에서 병물(생수)을 사는 것을 금지하고 식품가게에서 프라스틱 백을 금지한 지 오래다. 또한 식당이나 공장에서 버려지는 폐기 지방이나 오일을 수거해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시 차량 1500대 전부가 이렇게 만든 B20 바이오디젤로 운행된다.

100%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선두 주자는 단연 ‘고솔라(GoSola)’ 프로그램이 추진하는 태양발전이라고 하겠다. 샌프란시스코는 태양발전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최적의 도시이다. 연중 66%의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연평균 섭씨 14도의 선선한 온도에서는 오히려 다른 뜨거운 지역보다도 발전효율이 높다.
이 프로그램으로 가정집에 솔라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2000달러 내지 3000달러의 리베이트를 주고 저소득 가정은 7000달러까지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솔라설치회사를 이용할 경우 750달러를 또 더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다. 연방정부의 솔라 세제 혜택으로 도 30%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주법으로는 솔라시스템은 집값에 포함시켜 집값이 높아 질 뿐만 아니라 솔라장치 부분은 세금에서 제외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는 태양에너지 발전 시설에서 총 15MW의 태양 에너지를 생산한다.

지난 4월 17일 ‘100% 신재생으로 가는 길’이라는 컨퍼런스가 최초로 이 도시에서 열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100%신재생 협회’ 멤버들은 8개국 40개 도시 47개 지역으로 모두 100%신재생의 목표를 법제화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리에 꽃을 꽂고 케이블카에 매달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별로 뻗은 길 중간쯤까지 갔다 오는 것 같은 상쾌한 소식이다.

토니 베넷에게 비춰 줄 샌프란시스코의 금빛 햇빛은 1849년 금을 찾아서 몰려든 그 금빛 햇빛이 아니라 찬란한 햇빛이 에너지가 되어 맑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깨끗한 기술경제를 가져다 주는 금빛 햇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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