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섭 사장 수고했습니다
김균섭 사장 수고했습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06.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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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사직서가 지난 주 수리되었다.


정확한 사직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처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더구나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 사직이 결정된 마당에 “그동안 수고 많이 했습니다”라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사실 이번 주에는 김 균섭 사장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벅찬 업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취지에서 부처에서는 김 사장이 한수원의 비리척결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쓰려고 했었던 마당이다.

최근 파헤쳐지고 있는 한수원의 문제는 한수원 뿐만 아니라 전력산업 전체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원전 분야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사실상 비리를 척결하라”는 특명을 받고 부임했다.

김 사장이 부임한 이후 계속해서 곪은 부위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야 그 뿌리가 하나 둘씩 뽑히기 시작했다.

부품 인증서 위조 정도는 여러 종류 뿌리의 하나일 뿐이다. 김 사장은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뿌리를 하나 둘씩 뽑아내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50년 가까이 된 원전의 역사는 잡초가 싹을 틔운 시간과 같이 한다. 50년이나 되는 잡목의 뿌리를 캐내는 일이 보통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공직자가 혼자 독야청정 하기는 쉬워도 손에 피를 묻혀 가면서 비리를 척결하고 기강을 바로 세우기는 정말 어렵다.

한수원 사장에 부임한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하던 김 사장을 사석에서 만났을 때 그의 모습은 피골이 상접 할 정도 였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일마필기로 백만 대군을 상대로 싸웠다. 전 정권에서 민간 기업 출신의 한전 모 사장은 내부 업무개선 조차도 내부 반발에 부딪혀 하지 못했다.

하물며 피를 묻히는 일은 반발 정도가 아니라 회유, 협박까지도 이겨내야 한다. 범인이 할 노릇이 아니다. 아무리 상부 기관의 특명이 있다. 할지라도 김 사장 개인 의지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다. 나약한 체구의 김 사장에게 ‘이러한 내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정부가 김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부품관리 대책을 지난 금요일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원전의 비리 척결을 이제는 그만 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에너지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인사라면 한수원의 지금까지 밝혀진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어렵게 시작한 구조적 비리 척결을 여기서 그만 둔다면 김 사장 개인이 치루었던 댓가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현 정권의 비리척결 의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 산업부는 물론이고 정부는 원전 산업에서 시작된 비리척결의 불씨를 살려 에너지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 깊은 비리를 척결해 나가는 시발점으로 삼아주기 바란다.

다시 한 번 김균섭 사장의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며, 당신이 뿌린 씨앗이 우리 사회를 거듭나도록 하는계기가 되도록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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