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문화’ 사회적 민주화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갑을문화’ 사회적 민주화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05.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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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문화에서 갑을병정은 호칭을 약식으로 대변하는 대표적인 표기분류법이었다. 계약 서류에 오래 이용되면서 갑을문화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라면  에너지 분야에서 별로 큰 기업도 아니지만 이 회사 새내기 임원이라 할 수 있는 2년차 정도의 임원이 비행기 안에서 위세를 부린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갑을문화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요즈음 좀 과도하다 싶게 행동하는 집단이나 개인에게는  거의 모든 언론이  갑을문화의 산물로 도배하고 있다. 어느 신문에는 현대차 노조를 갑중의 갑이라고 하기도 했다.


각설하고 에너지 분야의 갑을문화는 어떨까. 새내기  임원이 갑의 행세를 한 포스코에너지는 그 기업 자체로는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포스코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포스코에 못지않은 위상을  갖고 있다. 만약 에너지 분야의 최대 공기업이라 할 수 있는 한국전력과 포스코에너지가 싸운다면 어느 편이 이길까. 매출 규모가 100배도 넘는 한전이 이길 수 없다.


발전소 건설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이지만 포스코에너지와 계약 전에는 갑이지만 계약이 끝나면 갑은 을이 되고 을은 갑이 된다는 것이 에너지 업계의 오래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새내기 임원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에너지 쪽에는 산자부 마피아를 비롯해 한전 마피아, 원전 마피아등 이른바 속칭 마피아 집단이라고 불리는 세력이 있다. 산자부 마피아라는 것은 에너지 분야의 고위직을 거의 독점 하다시피 한데서 나온 말이다.


한전의 비위를 거스르고서는 발전소 건설 사업을 할 수 없고 원전 집단들이 휘두르는 파워 앞에서는 누구도 대항 할 자가 없다. 산하 공기업이 가장 많은 산자부는 무역 분야까지 수장의 자리는 수십 년 간 독식을 해왔다. 물론 좋은 점도 있겠지만 공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절대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의 특성을 사회적 독재 사회적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 되었다고 하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 민주화 척도는 아직 멀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면 민주화의 기본이 설 수 있지만 사회적 민주화는 잘 보이지 않고 뿌리가 깊기 때문에 정치적 민주화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민주화 역사가 오래된 서구 사회에서는 강자와 약자가 따로 없다. 오직 능력에 따라 일하고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갑을문화의 여론은 정말 뜨거운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뿌리가 깊고 폐단이 심하다.
이번 일이 사회적 민주화 운동의 차원으로 승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포스코에너지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병폐적 문화의 돌출로 보고 사회적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다면 그야말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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