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설치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필요
‘송전선로’ 설치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필요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3.05.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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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제14회 대회가 진행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배 야구대회’에 매년 참석하고 있는데, 올해는 인천광역시 경서동에 소재한 남부발전 소속의 신인천발전소 부지 내에 있는 야구장에서 주말을 이용해 야구경기를 참가기관 동호인들과 더불어 신나게 즐기면서 하고 있다.


야구장이 발전소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곳 근무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요즘은 발전소 신설 및 증설도 힘들지만, 송전선로 설치는 더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발전소 신설 및 증설 인·허가와 관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1곳이지만, 송전선로 설치 인·허가와 연관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통과하는 모든 지역이 해당되기 때문에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8년간 표류하다가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 ‘밀양 송전탑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해당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송전탑이 만들어지고 송전선로가 연결되면 눈에 띄고, 전자파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여 나름대로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이 전제된다 하더라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서 지중화 또는 우회선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중화 송전선로는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가공(육상에 노출) 송전선로 설치비용보다 대략 약 6~10배 정도가 더 들어가며, 밀양의 경우에는 가공비용은 약 1700억원에서 지중화 비용은 2조7000억원으로 약 16배, 건설기간은 1년에서 10년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의하면 2011년 기준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소비되는 전력량은 전국의 약 36.5%인데 비하여 발전량은 18.9%이며, 서울의 경우에는 전국 소비량의 약 10.3% 수준인데 발전량은 약 0.3%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부족한 전력은 다른 시·도에 소재한 발전소에서 발전한 전기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기를 운반하는 송전선로는 필수이다.


이는 외국에서 수입한 원자재나 물품 등이 항구나 공항에 도착을 하면 도로나 철로 등을 이용하여 소비지까지 운반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도로나 철로 등이 가능한 한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통과하지 말아야 하고, 설사 통과 하더라도 터널화하라고 주장한다면 그 비용은 결과적으로는 국민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송전선로 설치도 마찬가지이다.


전기를 우리 인체와 비교하면 심장은 발전소, 송전선로는 대동맥, 전선은 혈관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장에서 깨끗한 피를 만들면 대동맥을 통해서 혈관으로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면 송전선로를 통해서 전선으로 공급을 해야 한다.
동맥이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혀서 인체에 혈액 공급이 문제가 생기면 동맥경화증을 일으켜 사람이 졸도 혹은 사망에 이르게 되듯이, 송전선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적으로 소규모 정전이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블랙아웃(대규모정전)이 발생하는 혼란이 온다.
그러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항공 혹은 육상 수송 업체에서 비상시를 대비해서 예비 비행기나 버스를 항시 확보하고 있듯이, 송전선로도 본선뿐만 아니라 예비선도 함께 설치하여 전국적인 국가전력망을 구축함으로서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전력수급전망’에 의하여 발전소 신설 및 증설 계획이 확정되는데,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은 관계로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수도권 지역은 적합한 입지가 거의 없어서 비수도권이면서 바다를 품고 있는 강원, 영남, 호남 지역에 신·증설 발전소 건설 부지가 주로 선정되고 이에 따라 송전선로 설치도 추진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 “송전선로가 필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역을 통과하는 것은 허락 못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아쉽다. 공사를 반대하는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송전선로 지중화는 막대한 비용 및 시간이 소요되고, 우회선로는 해당지역에서 거부한다고 하면 추후에 전체 국민들을 위해서 건설되는 공익적인 성격인 강한 모든 국가적인 사업은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


몇 년 전에 타계하신 김수환 추기경님 및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정신으로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안구 등 신체 장기까지 일면식도 없는 국민을 위해서 아낌없이 주고 가셨는데, 평소에 나눔과 배려를 강론하고 주장하는 종교 및 시민단체에 소속된 분들이 ‘송전선로 설치 반대 운동’ 중심에 있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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