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와 전력수급 안정성
전기자동차와 전력수급 안정성
  • 전재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3.05.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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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의 핵심 추진 과제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사업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국내 전기 자동차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결여된 정책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 의지와는 달리 전기자동차 보급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전기자동차의 경제성과 편의성이 아직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떨어진다고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환경성에 대한 논쟁도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 보급은 초기부터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특히 최근의 대규모 블랙아웃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우리의 전력수급 상황이 아직 전기자동차 보급을 촉진할 단계가 아니지 않느냐하는 우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전기자동차 보급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가 전력수급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긍정과 부정의 시나리오가 있지만 최근의 관련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는 전기자동차 보급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전력수급은 전기자동차 보급의 장애요인이 되지 않음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도입에 따른 전기충전 수요는 심야시간대에 발생하게 되며 승용차 통근 수요의 8%가 전기차로 대체될 경우 야간 신규전력수요는 하루 평균 약 1만37MWh로써 이는 전체 전력수요의 약 0.8%에 해당하는 양으로 기존의 전력수요 대비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신규 전력수요의 증가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을 위한 신규 전력수요는 기존의 발전소의 용량 하에서도 충분히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전력의 경우 기저부하가 충분하더라도 피크부하가 기존의 발전소 용량 하에서 충당되지 않으면 정전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규발전소의 건설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력수요는 주로 심야시간에 발생하게 되고 기존의 전력수요의 피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현재의 발전소 용량 하에서도 안정적으로 배터리 충전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의 도입은 심야전력수요의 증가를 가져오지만 Vehicle to Grid(V2G) 프로그램 도입 시 피크전력수요의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V2G 프로그램이란 스마트그리드 체제 하에서 실시간 전기요금제가 도입되었을 경우 합리적인 전기자동차 통근자는 심야의 싼 전력을 이용하여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한 후 전력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대에 남는 전기를 중앙 전력시스템에 되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프로그램이다.
V2G 프로그램이 도입되지 않는 경우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은 본인들의 통근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심야에 충전하였지만 V2G 프로그램이 도입될 경우에는 모든 전기자동차 이용자가 배터리를 가득 충전한 후 통근에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전력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에 되파는 행동을 하게 된다.


V2G 프로그램이 도입될 경우 전기자동차 통근자는 심야시간과 피크시간대의 전력요금 차이를 이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어 전기자동차 충전비용을 낮출 수 있고, 중앙정부의 경우 피크시간대의 전력수요 감소로 인해 신규발전소의 건설수요 억제효과와 만성적으로 낮은 전력예비율 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통근차 기준으로 전기자동차 보급이 10%가 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전력이용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전기자동차를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가야할 정책 사안이며 자동차회사의 중요한 과제다. 아울러 전기자동차는 여전히 가장 유망한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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