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산업 전망
더디지만 잠재수요는 ‘무궁무진’
연료전지산업 전망
더디지만 잠재수요는 ‘무궁무진’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3.04.0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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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효율 등 장점 지닌 차세대 발전장치 각광

 

포스코에너지가 설치한 연료전지 발전시설

 

발전효율 등 장점 지닌 차세대 발전장치 각광

2020년경 시장 규모 400억 달러 육박 전망

 

연료전지는 연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발전장치로서 연료전지 스택, 연료변환장치, 주변보조기기 및 제어기술을 포함하는 통합기술이다. 기존 발전방식 대비 높은 전기발전효율을 보이며 생성물이 환경오염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또한 규모에 따른 에너지 전환 효율 차이가 크지 않아 소형에서도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연료전지는 소음 및 유해가스 배출 감소 효과가 있고 용도에 따라 다양한 규모로 제작하여 활용 가능하다.


2020년경 연료전지 시장규모는 4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발전용 연료전지가 지난 2008년부터 상용화가 시작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받고 있어 약 64%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성 주도로 수송용 연료전지 시범 운행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 주요 자동차기업이 일반을 대상으로 판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주요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의무할당제(RPS)가 본격적으로 시행돼 한전 발전자회사 등 발전사들의 연료전지 도입이 증가함에 따라 발전용 연료전지 부문이 국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RPS와 관련 연료전지의 경우 공급인증서 가중치가 해상풍력 및 조력과 동등한 수준으로 가장 높아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에너지원에 포함돼 있다.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은 2020년까지 100만호에 달하는 주택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연료전지의 경우 정부가 설치비용의 최대 80%를 지원하고 있어 다른 에너지원보다 더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기술과 관련된 정책을 포함해 연구보조금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 제도적인 지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은 전기사업자에게 연간 전력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도록 할당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실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은 매력적이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가 화석연료의 이용 없이 에너지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분야인 데 비해 연료전지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에너지전환 장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연료전지가 재생가능에너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고 있는 이유는 연료전지가 지닌 뛰어난 장점들 때문이다.


우선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장치에 비해 에너지 전환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연료전지는 발전효율이 40∼60%로 높을 뿐 아니라 열병합발전을 포함한 전체 에너지 효율은 최대 8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은 직접 수소를 사용하는 경우는 아예 없고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은 40% 가량이 줄어들고 기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은 극히 적은 양만이 배출될 뿐이다.
발전규모 조절이 용이하고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다는 것도 최근 부각되는 연료전지의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연료전지는 규모에 따른 에너지전환 효율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소형에서도 높은 에너지전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료전지는 수 W급에서 수십 MW급까지 자유자재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연료전지는 소음, 유해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도심 어디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발전시설이 일반적으로 혐오시설에 속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연료전지의 상업화가 저조하다고 해서 장기 성장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부족과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등과 같은 최근의 환경 변화가 연료전지 시장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의하면 203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2℃로 억제하려면 2030년 기준(세계경제 연평균 3.3% 성장 지속 가정)으로 약 140억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데 이중 57%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발전설비와 에너지절약 설비에 약 9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원별로는 산업부문보다는 가정이나 상업 부문, 수송부문의 감축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 부문은 연료전지의 적용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이다. 결국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향후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에너지 절약 분야는 연료전지의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더욱이 연료전지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난 친환경 발전장치이기도 하다.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의 규제 및 정책 지원 강화도 연료전지 경쟁력 확보에 직간접적 도움을 제공할 전망이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R&D 지원에서부터 관련 설비 구매 시 보조금지원,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지원, 대형 에너지 이용시설 에너지 효율 규제(상업용 건물, 선박, 공장) 등 다양한 제도가 실시되고 있거나 실시될 예정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

경쟁력 확보 위한 투자 이뤄져야

차세대 연료전지·대형 어플리케이션 개발 필요

 

연료전지의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지연된다고 해서 연료전지의 유망성까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는 재생가능에너지나 여타 경쟁자에 비해 분명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는 개발의 역사가 길기는 하나 라이프사이클 상으로는 여전히 도입기 제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아직까지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조급한 양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본질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연료전지의 성능 한계를 극복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연료전지의 개발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다. SOFC는 다양한 연료전지 유형 중 가장 발전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소형에서 대형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며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 때문에 과거부터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정체에 빠진 연료전지 시장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SOFC 개발에 참여하면서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가 특히 적극적인데 SOFC의 핵심 부품인 전해질 개발에 일본촉매, 교세라, TOTO 등이 참여하면서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연료전지가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대형 어플리케이션은 그 자체 시장 창출로도 의미가 있지만 산업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침으로써 연료전지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연료전지의 대형 어플리케이션으로는 자동차용과 분산발전용을 들 수 있다. 자동차용의 경우 전기자동차에 밀려 주춤한 상태이나 연료전지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현재는 기존의 PEMFC 이외에 SOFC를 자동차용 보조 전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SOFC의 기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최소 1시간 이상)이 문제가 되는데 현재 작동온도를 낮춤으로써 기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분산발전용 시장은 향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다. 지금까지는 디젤엔진, 가스터빈 등 기존 경쟁자 대비 가격경쟁력 열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등의 실시에 따라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신흥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석탄화력발전 분야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60%이상의 발전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연료전지-석탄가스화복합발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체 발전시장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고려할 때 상용화될 경우의 파급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절약 관련 수요나 정책 지원이 연료전지에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가깝게는 기존의 내연기관이나 발전장치, 멀게는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 2차전지 등의 에너지저장장치 등이 모두 연료전지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연료전지의 성패는 이들 경쟁자들과 확고히 차별화된 포지션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장기간의 실증 과정과 연구개발을 통해 연료전지의 코스트와 성능은 과거에 비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료전지의 가격이나 성능 수준으로도 정부의 지원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획기적인 코스트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지상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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