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먼 신재생에너지 산업
갈 길이 먼 신재생에너지 산업
  • 박창형 한국신재생협회 상근부회장
  • 승인 2013.03.22 2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창형 한국신재생협회 상근부회장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2011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유럽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그 어느 산업보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단기간 내에 거대한 생산기반을 확충한 중국기업들이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국제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국내외 유수한 기업들이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태양광, 풍력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면서 5년간 매년 거의 40% 이상 신장하면서 가장 성장이 유망한 산업으로 기대감에 차 있었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그간의 큰 폭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장기적인 조정기를 겪고 있지만, 금년 들어 급속한 가격 하락세가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고 그간 시장을 주도하였던 유럽 이외에 미국, 캐나다,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신흥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등 전반적인 경기 회복의 조짐을 엿볼 수 있어 일각에서는 금년에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전환점이 되면서 내년부터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다시 성장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IEA(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의 예측치를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가 앞으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10년에 전체 에너지 중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세계 평균 5.4%에 불과하지만 2020년 및 2030년에는 각각 11.5% 및 17.7%로 2010년 보다 그 비중이 2배 및 3배로 확대된다는 의욕적인 수치를 내놓고 있다. 이 전망의 근거로는 신재생에너지가 꾸준한 기술개발이 이어지고 대량 생산체제로 전환되면서 단가가 하락하여 화석연료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 설 수 있다는 점이며, 이 신재생에너지는 향후 셰일가스와 함께 미래 핵심 발전원으로 크게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시장 잠재력이 큰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과감하게 육성하여야 함에도 국내의 보급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2011년 EU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8%대에 있고 미국, 중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들도 우리의 비중보다 2배~3배 이상인데 반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75%에 머물러 크게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특히 EU는 불과 7년 후인 2020년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올린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 국가들도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국내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상 2030년에 11%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의 신재생에너지가 미흡한 것은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선진국보다 뒤늦게 뛰어 든 탓도 있고 아직은 EU처럼 성숙되어 있지 않다고 하지만, 그보다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원가에 못 미치고 있는 외국보다 싼 전력요금은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고 에너지 소비구조를 왜곡시키며 초기에 경쟁력이 취약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석연료보다 발전단가가 싸다고 알려진 원전에 대한 확대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증대해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진흥책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금년은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전력수급 기본계획, 가스수급 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중요한 해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믹스에 있어서 전력과 가스 등 화석연료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으므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잘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현재보다 과감하게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될 것이다. 그간 에너지 정책이 국내 수급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앞으로 성장이 유망한 신재생에너지의 산업화 관점에서도 국내 보급만큼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요에 맞춰 공급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에너지가 수출과 산업화의 동력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만 에너지 빈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