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시장 진입장벽 넘는 노하우
풍력시장 진입장벽 넘는 노하우
  • 김철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2.12.0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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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해양·조선 강점 살리고
공동연구·협력으로 단점 보완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에너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기구 중 에너지연구기술위원회(CERT) 산하 재생에너지실무그룹(REWP) 내 한국의 활약상을 소개합니다.

IEA REWP에서 활동 중인 국내 전문가들이 직접 필진으로 나서 IEA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궁금증을 풀어드리고 현장에서 느끼는 시사점과 국제사회 이슈도 함께 전합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글로벌 대표 협의체인 IEA 활동과 연계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활동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기획연재는 IEA REWP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량있는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김철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유럽을 중심으로 풍력에너지 공동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의 풍력에너지 집행위원회가 1974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풍력에너지 보급 및 기술개발 관련 회원국 간의 정보교환과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에 이 기구에 가입해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유럽의 풍력 주요 선진국,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등 23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회원국은 풍력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이 매우 활발한 독일,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 등의 유럽국가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그리고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이다.

이 기구의 주요활동은 매년 2회 정기회의를 통해 회원국의 풍력에너지 현황에 대한 정보교환과 국제 공동연구의 진행(주제 선정, 진행상황 점검, 결과 평가 등)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국제사회의 정책입안자, 산업계에 풍력에너지의 장점 및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회원국 현황과 공동연구 결과를 종합한 연차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풍력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에 가장 활발한 나라는 독일, 덴마크, 미국 및 중국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은 올 상반기에 1만 4MW의 터빈을 설치했으며 총 설치 용량은 30GW 이상이다. 또한 2020년까지 전기 사용량의 35%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예정이며 풍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25GW의 해상 풍력단지를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기술개발에 대한 관심과 집중적인 투자이다. 풍력집행위원회 산하의 공동 연구 및 EU의 지원 아래 이뤄지는 공동연구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R&D 예산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덴마크는 인구가 548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일찍이 풍력에너지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고 집중 투자한 결과 우리나라 보급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4GW의 보급량을 자랑한다. 또한 2020년까지 전기수요의 49.5%를 풍력에너지로 공급하고, 2035년까지 전기와 열에너지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며, 2050년까지는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매우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리소 연구소와 통합한 덴마크 기술대학(DTU)은 풍력에너지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45GW 이상의 설치용량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설치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전력수요의 80%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250GW의 육상 풍력 및 54GW의 해상풍력을 건설할 예정이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80%를 저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아래 미국도 기술개발과 보급의 확대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2011년에 풍력집행위원회 회원국이 되었지만 이미 세계 최대의 보급량(68GW, 2012년 전반기)을 자랑하며 2020년까지 화석연료를 전체 에너지의 85%로 감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보급량에 비해 관련 산업의 기술수준이 미흡함을 인정하는 중국은 모든 공동연구에 가입하여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10개 이상의 공동연구 중 3개의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매우 부러운 일이다.

풍력집행위원회의 주도로 진행 중인 공동연구는 현재까지 33개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진행되는 연구는 11개이다. 이 연구들은 연구의 규모가 크거나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것들이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 목록은 아래와 같고 숫자는 공동연구(Task)의 일련 번호이다.

11 기본 기술 정보 교환
19 추운 기후에서의 풍력 에너지
25 대규모 풍력에너지 전력 시스템
26 풍력에너지 비용
27 소형 풍력 터빈의 소비자 라벨링
28 풍력에너지 프로젝트의 사회적 수용성
29 멕스넥스트II : 멕시코 블레이드 공기역학 분석
30 해상풍력터빈의 동적거동 해석 코드 비교
31 웨이크벤치 : 풍력발전단지 플로우 모델 벤치마킹
32 풍력에너지 개발을 위한 풍력 라이다 시스템
33 풍력 터빈 신뢰성·운전·유지 분석을 위한 정보 수집 표준화

우리나라는 ▲풍력에너지 관련 연구주제에 대해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교류하는 태스크 11 ▲소형풍력터빈 성능검증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태스크 27 ▲해상풍력터빈의 동적거동을 해석하는 코드를 공동으로 비교하고 검증하는 태스크 30에 참여하고 있다. 공동연구의 진행상황이나 결과보고서는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풍력집행위원회 홈페이지(www.ieawind.org)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풍력산업은 거대한 장치산업이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기술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유럽은 공동연구 등의 국가 간 협력을 통해 기술수준을 높여왔다.
우리는 풍력에너지 후발국이면서도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중국 및 일본 등 주변국과 실질적인 협력을 도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한국은 해상풍력의 주요기술인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해양 플랜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산업 등 중공업 육성 경험에서 얻은 강한 자신감도 있다. 해외 공동연구와 협력을 통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은 적극 활용한다면 풍력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우리의 목표를 조기에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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