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하라! 달라스를 공격하라!”
“수학을 하라! 달라스를 공격하라!”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12.03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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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565라는 숫자 이상은 안되는데 2795를 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 그러니 2975 빼기 565를 해야 한다. 이 뺄셈을 하기 위해 우리는 워싱톤으로 가지 않고 달라스로 갈 것이다’

젊은이들의 기후변화대응 웹사이트 ‘385.org’의 지도자 빌 맥기번이 오바마의 대선진 다음 날 뉴욕시에서 외친 연설의 골자이다. “수학을 하라(Do the Math)”는 그의 캠페인의 타이틀이다.

385.org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국 대학가의 젊은이들은 살만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이 수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참가자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맥기번의 수학은 간단하다. 생명이 살만한 지구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산업혁명 이전의 온도에서 2도 이내 상승이 최대치다.

그 2도선을 지키려면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565GT(기가톤)이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화석연료 산업계는 지하에 매장된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태워서 2,795GT을 배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니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그들에게 투자한 돈을 빼도록(divest)하겠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샌디가 할퀴고 간 참혹한 재해 현장인 뉴욕시에서 해머스테인 볼룸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향해 맥기번은 외쳤다.

“여러분 우리가 그동안 해야할 일을 해 왔다면 지금 여러분이 당하는 이런 비참함을 피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이는 그 자신과 많은 과학자들이 수십년전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적 재해를 정치권에 경고하면서 이에 대한 정책수립을 이루고자 했던 노력을 일컫는다. 

처참한 재해 현장을 돌아다니던 뉴욕주 주지사 쿠모, 뉴욕시장 브름버그, 뉴 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는 한결같이 기후변화에 그 원인을 돌렸고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도시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맨하탄에 들어온 바닷물은 지하철의 전 시스템을 마비시켰었다. 

이런 참상은 오래 전부터 세계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수없이 경고해왔다. 세계는 거기에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았고 예견된 시나리오는 더 악한 상황으로 재수정 되어왔다. 전에는 지구 온도 2도 상승만을 말해왔으나 이제는 7도까지도 말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구는 2100년까지 7도 상승 추세로 치닫고 있다고 하고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온도는 2도까지임을 재확인한다.

2도 이상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현 화석연료 산업계가 개발하려는 화석연료 매장량의 3분의 1까지만이 허용되어야 하고 나머지는 지하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IEA는 못박고 있다. 

세계은행이 조사한 보고서도 2100년도까지 지구 온도가 섭씨 4도의 상승곡선을 달려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용 총재는 4도 상승의 의미는 인간이 견딜 수 없는 더위와 심각한 식량 부족과 생태계의 파괴 그리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많은 생명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4도 상승한 지구에 인류가 적응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고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라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최근 보고서도 기후변화는 세계의 지정학적인 구조를 깨뜨리고 있어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분명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민주당 의원들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 문제를 의논하는 청문회를 제의했으나 아무 반응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재선으로 환경주의자들은 환경정책에 대해 기대에 찬 추측들을 해왔다. 그러나 얼마 전 나온 백악관의 발표는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우리는 절대로 탄소세를 제안하지 않을 것이며 제안할 의사도 없다”고 했다.

해머스테인 볼룸 연단에 서 있는 맥기번은 “그들(정치인들)은 아직도 화석연료 산업의 손아귀 속에 있다”고 외친다.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과학자들이 캐피탈 힐에 경고를 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 이거이 그동안 배운 교훈이다. (중략)

화석연료 회사들이 이들 뒤에 있기 때문이었다. 진짜 악한은 그들이다. 이제 그 악한들을 직접 찾아 가야한다.(중략)

그들은 하루 44만 달러의 돈으로 의원들을 사고 있다. 우리는 그들과 싸울 다른 종류의 화폐를 찾을 것이다. (중략)우리는 기후변화를 믿는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를 가속화시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수학을 하라(Do the Math)’ 캠페인은 1980년대 미국 대학들이 남아프리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취소해 인종차별을 종식시키는데 성공했던 운동을 모델로 삼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결정되기 하루 전 이 운동의 최초의 참가자가 된 메인주의 유니 대학 스테판 멀키 총장은 웹사이트에 “우리는 시간이 없다. 공직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는 동안 우리의 자손과 후세대에게 생명이 살 만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캠페인은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대학 경영진을 찾아가 대학 당국이 화석연료회사에 투자한 돈을 빼라고 종용하는 운동이다. 이미 부라운 대학, 뉴햄프셔대학, 터프 대학, 하바드, 브랜디스, 엠허스트, UNH 등에서 시작되었다. 

젊은이들이 지구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화석연료를 팔아서 부를 축척하고 그 부로 온갖 만행을 다하면서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달라스의 악한들과 젊은이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악한들의 무기는 어마어마한 돈이지만 젊은이들의 무기는 단 한가지이다. 수학이다. 그 중에서도 뺄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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