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 18에 대한 단상
COP 18에 대한 단상
  •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 승인 2012.11.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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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개도국 의견대립 차별화된 책임 중요

▲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L. 프리드먼이 중국대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하여 다 함께 노력하되 특히,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중국이 더욱 많이 노력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가 끝나고 난 후 한 학생이 당돌한 질문을 했다. 먼저 기후변화의 음모론에 대해서 언급하며, 솔직히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온실가스를 펑펑 내뿜으며 발전을 해왔으면서 이제 와서야 좀 잘살아 보려하는 중국에게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라는 말은 중국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딴지가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나아가 그 학생은 그러면서 지구온도 상승에 큰 역할을 해 온 선진국들이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프리드먼은 빙긋이 웃으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미국이 온실가스를 펑펑 내뿜으면서 지금의 엄청난 경제성장을 구가한 것처럼 중국도 얼마든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발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미국은 저탄소 녹색성장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하여 태양력, 풍력, 수소에너지 등 여러 가지 친환경산업과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그리고 경쟁력 있는 녹색상품을 개발하여 중국에 팔아먹을 것이라고. 이에 중국학생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지구온난화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이견들이 많이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로 유엔환경계획과 세계기상기구가 기후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1988년 11월에 공동으로 창설하였으며 전 세계 저명 과학자 등 2,000명이 연구에 참여 중)는 자연현상과 더불어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의 인위적 활동으로 인하여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내놓은 반면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지구의 자연스런 활동에 따른 것으로 보고 개도국들의 발전저지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펼쳐 놓은 음모라는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석유나 석탄회사에서 거액의 돈을 과학자들에게 지원하면서 이러한 음모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회자되고 있다.

기후변화시장에서조차 일부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사실에 위배되는 주장을 펼쳐나가고 있어 우리네 복잡한 인간세상의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제관계에서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타국과 갈등이나 전쟁까지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전 세계인의 공동선을 추구하라는 것은 어찌 보면 무리한 주문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에서 작년 더반 총회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기후변화협상단이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강제적 온실가스 감축 합의문을 2015년까지 만들어 내어 2020년부터는 전격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자는 내용의 합의문을 도출해 낸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필자도 국제행사 등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 관계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일부는 더반 합의문을 향후의 지속적 합의도출을 위한 상당히 유의미한 반석으로서 평가하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이를 형식적, 예의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2020년 이면 앞으로 7~8년 후의 일이므로 그 동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이 더반플랫폼에서의 합의내용을 철회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낭설도 나돌고 있다고 하니 기후변화시장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듯한 느낌이다.

기후변화협상에서의 중요한 화두는‘공통의, 단, 차별화된 책임’이었다. 이는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서 현재 지구를 덥게 한 대가로 잘살게 된 선진국들이 더욱 많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게 되지만 개도국들 또한 이러한 감축활동에 있어서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현재와 같이 전 세계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가운데에서 그 어느 국가도 선뜻 추가적인 예산집행이 요구되는 온실가스 감축협상에 쉽사리 동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기후변화 협상단은 선진국들과 개도국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문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과연 그 어느 개도국들이 선뜻 이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개도국들은 아무래도 온실가스 감축보다는 경제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자신들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요구를 계속 해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 18차 COP(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2012. 11. 26 ~ 12. 17 기간 중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되게 된다.

필자가 몇몇 지인들에게 전망을 물으니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소수의 이들이 있는 반면 특별한 결론을 도출해 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들도 나왔다. 실제 결론은 얼마 있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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