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석탄
깨끗한 석탄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11.15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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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후보 ‘클린 콜’… 풍력, 석탄보다 ‘저렴’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더러운 검댕이가 “나 깨끗해” 하고 말한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믿을까? 의외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많이 믿는 사람들은 그 더러운 검댕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석탄은 현대 산업문명을 이끈 동력이기도 했지만 기후변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장성에 사는 이모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탄광마을은 산도 물도 길도 사람들도 모두 까맸다.  탄광에서 나오는 물로 목욕을 하는 목욕탕 같은 곳에 갔었다.

온통 세상이 까마니 물조차 까맣게 느껴졌었다. 그 동네의 어린이들이 미술 시간에 그림을 그리면 산과 물을 까맣게 그린다고 이모에게서 들었다. 탄광 사무실이 직장이 었던 이모부는 홍수가 난 날 집으로 퇴근하다가 돌을 헛디뎌 까만 강물에 떠내려 가셨다.

석탄 발전소는 석탄을 채취하기 위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할 뿐만아니라 갱구 사고로 역사적으로 수많은 인명을 뺐았아 왔다.

폐광의 광구에서 나오는 물은 철분과 다른 유해광물질이 많아서 음용수로 활용할 수 없을 뿐더러 물이 흐르면서 개울 주변을 산화 철분으로 빨갛게 만든다. 석탄을 태울때 나오는 꺼멍은 천식과 크롱카이더스, 심장병의 원인이 되고 이산화 유황, 산화질소의 유독기체와 이산화탄소는 온난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석탄을 가지고 미국에서는 ‘크린 콜(Clean Coal)’이라는 말로 ‘깨끗한 석탄’이라 고 외치고 있다. 그 접전지가 오하이오였다.

오하이오는 미국에서 가장 석탄 저장양이 많은 아파란치안 석탄 베이진에 위치하고 있다. 채굴 가능한 매장양만 105억톤이라고 한다. 오하이오는 또한 선거때마다 후보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스윙 주로 미국의 대통령을 결정한다는 주이다. 

테레비 광고에 수억이 쏟아 부어지고 주의 경기도 선거 유세꾼들의 방문으로 풍성해진다.  이 접전지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이슈가 ‘크린 콜’이다. 광부들조차도 둘로 나누어져 싸웠다. 두 후보가 다 ‘크린 콜(깨끗한 석탄)’을 믿는다. 다만 그 정의가 다를 뿐이다. 롬니가 오바마의 크린 콜은 석탄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그 정의의 차이가 크다.

롬니의 ‘크린 콜’은 스크로버를 말한다.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스크로버를 설치하여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여전히 남는다. 오마마의 크린 콜이란 ‘탄소 포집및 저장’이다. 이는 석탄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해서 다시 석탄 광구나 지하의 빈 공간에 버리는 방법이다. 

에너지부는 2008년부터 그동안 50억불을 쏟아 부어 넣었지만 아직 적당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10년은 더 걸린다고 전망한다.

환경청은 공해와 건강상 이유로 석탄산업에 각종 규제를 가해왔다. 석탄산업협회에서는 그 규제를 감당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반발하면서 오바마가 석탄 산업과 전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자신의 지도 아래 석탄분야의 고용창출이 10% 증가했고 청정기술 투자에 50억불이 투입되었다고 주장한다.

필라델피아에 본부를 둔 청정공기협회의 회장 조 미노트는 ‘청정 석탄’이란 없다고 한다.  그는 “현대 기술로 20년전보다 더 많이 공해 물질을 더 잡아 낼 수 있지만 그것을 청정하다고 한다면 웃기는 일입니다.”라고 일축한다. 

반면 또 하나의 스윙 주인 아이오와주는 다른 이슈로 첨예하게 대항했다. 아이오와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규모의 풍력발전 용량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풍력은 지난 몇년동안 급속도의 성장을 했다. 2012년 3분기까지 51,630MW로 중국 다음으로 큰 용량이다. 이는 오바마의 경제회생 자금의 42%가 풍력으로 들어 간 결과이다.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전기 총소모양의 20%까지 풍력으로 충당하겠다고 한다. 미국의 15개주가 1 천 MW 이상의 풍력단지를 가지고 있고 39개주에서 풍력발전소를 가지고 있다.  2011년에는 24개주의 주지사들이 오바마행정부에게 풍력발전을 위한 좀 더 좋은 나은 혜택을 요청했다. 

최근 미시간 공공 서비스 커미션(Michigan Public Service Commission)의 보고서에 의하면  크린 콜의 생산가는 1 MWh당 133불인데 비하여 풍력은 107.78로 25.22불이 더 싸다는 것으로 나왔다. 경제성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말이 성립이 되지 않게 되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환경 공학과 교수 마크 제이콥슨 박사는 풍력만으로 세계가 필요한 에너지의 50%를 충당하는 계획을 세우고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를 했다. 그는 나머지 50%는 수력, 지열, 태양으로 소위 WWS(Water, Wind, Solar)만을 100%의 에너지 원으로 삼는 계획이다. 

그의 계산으로는 우리는 지구 대지의 1%만을 사용하고도 교통수단과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를 물과 바람과 태양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지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질 수가 있고 지구의 생태계가 공해로 인한 모든 건강상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풍력에너지 생산가가 ‘깨끗한 석탄’의 생산가보다 낮아 졌다는 것이다.  더러운 검댕이는 이젠 더 이상 경제성도 없으면서 ‘나 깨끗해’하면서 우리를 농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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