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지속성장을 위한 요소
지역난방 지속성장을 위한 요소
  • 강재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12.11.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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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역난방을 위한 열공급사업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 지역이 유럽, 특히 난방도일수가 높은 북·동부 유럽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열공급사업의 정책 벤치마킹으로 이들 지역 국가의 사례를 자주 활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난방열이 최종에너지소비에서 1%정도 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정책이나 학술연구 측면에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지역냉난방과 열병합발전을 정책의 주요 부분의 하나로 다루고 있으며, 빈번한 정보 및 학술교류를 갖고 있다.

그러나 EU의 정책지침이나 전문가간의 활발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나 제도는 국가체제나 에너지공급여건 등에 따라 많은 차이를 갖고 있다.

같은 노르딕 국가인데도 덴마크는 국가중심으로 계획적이고 통제적인 지역난방 정책을 운영하는 데 반해, 스웨덴이나 핀란드는 보다 시장기능을 강조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열공급사업 여건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벤치마킹을 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업여건 인식이나 정책흐름에 대한 분석은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최근의 열공급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다. 첫째로 기후변화대응측면에서 지역난방과 열병합발전을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EU국가들은 EU의 20/20/20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별로 에너지효율성 제고와 온실가스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한 수단의 하나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으며, 전력과 열의 동시 생산으로 에너지전환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역난방 및 열병합발전 확대가 빠지지 않고 있다. 

둘째, 지역난방 열공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은 상태이며, 지속적인 역할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이미 바이오매스와 폐기물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어서 있으며, 핀란드도 작년 2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덴마크는 최근의 2020년 정책목표에서 녹색난방 등을 통해 현재 에너지소비의 22%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핀란드도 2050 에너지비전에서 열수요는 정체될 것이지만 열병합발전의 바이오에너지 전환을 확대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열공급의 경쟁 노출 기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부지원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신규 공급자가 등장하고 있으며 히트펌프, 펠렛보일러 및 태양열에 대한 소비자선택이 증가하고 있어 열공급사업이 과거에 비해 경쟁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기술개발과 함께 더욱 심화될 전망임에 따라 열가격도 대체적인 열원의 가격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공급자는 값 싼 연료로의 전환을 꾀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열공급사업에 대한 정책규제 면에서는 양극적인 정책보다는 절충형의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지역난방회사에 의한 자유로운 가격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여 기업의 가격정보 보고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으며, 핀란드의 경우에는 지역난방 네트워크 연결에 대한 지자체의 의무화 재량권을 새로 부여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이에 반해 공급자의 네트워크를 경쟁사업자에게 개방할 수 있는 제3자 접속제도가 핀란드에서 검토되기도 하였다.

이상의 사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사점은 열공급사업에서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목재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유럽에 비해 불리하다는 점은 있지만 값비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과대하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열공급사업의 생산비용구조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과 온실가스감축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는 중요하지만 앞으로 열공급사업의 경쟁 노출수준이 높아질 것에 대비하여서도 값싼 신재생에너지 열원 개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정책적으로는 에너지정책이나 기후변화대응정책에서 지역난방시스템이 중요한 수단으로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지역난방에 무조건적으로 유리한 정책지원만이 강조될 수는 없다. 지역난방의 지역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창출하는 정도에 따라 보상받는 시스템이 적정할 것이다.

경쟁력 강화와 적절한 보상은 지역난방의 지속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은 지역난방기업의 몫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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