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 한국의 강력한 리더십 기대
녹색기후기금, 한국의 강력한 리더십 기대
  •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 승인 2012.11.02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 기후변화대응 국제기구 자리매김해야

▲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장자에 보면 자사와자여, 자려, 자래, 네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이 어느 날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삶의 본질을 논하는 단계까지 대화가 발전했다.

“누가 능히 무(無)로써 머리를 삼고, 생(生)으로 척추를 삼고, 사(死)로 엉덩이를 삼겠는가. 누가 생사존망(生死存亡)이 한 몸임을 알겠는가. 내 이런 사람과 벗이 되리라.”

이윽고 네 사람은 서로 보며 웃고 마음에 거리끼는 것이 없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서로 친구가 되었다. 삶의 이치를 깨달은 이들은 훗날 병이 들고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초연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부터 막역지우라는 말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는 원래 천지의 참된 도를 깨달아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간 사귐을 뜻하는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조금 의미가 발전해 서로 허물없는 친구 사이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이러한 막역지우를 하나 가질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장마와 홍수가 났고 열흘이나 지속됐다. 자여는 평소 가난하게 지내던 자상에게 무슨 변고나 생기지 않았는지 염려하는 마음이 들어 그의 누추한 집을 찾아가 보았다.

한 손에는 혹시나 굶고 있을지도 모를 자상에게 주기 위한 도시락도 챙겨 넣었다. 자상의 집 앞에 도착하자 거문고 소리와 함께 이상한 넋두리가 들려왔다.

“아버지냐? 어머니냐? 하늘이냐? 사람이냐?”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자여는 얼른 뛰어 들어가 무슨 일인지를 물었고 이에 자상은 힘없는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열흘 동안 도대체 무슨 인과로 내가 이러한 어려움에 빠져 있는지를 고민해 보았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지! 설마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를 극심한 가난 속에 빠뜨려 놓고 기뻐할 리도 없으며 하늘과 땅도 굳이 나만을 가난 속에 밀어 넣을 리도 없잖아! 도무지 누구 때문인지 알 도리가 없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으니 이건 역시 자연의 운명임을 알게 되었다네”

그 뒤로 2300여년이 지났다. 올해만 해도 한반도에 볼라벤을 포함 두 번의 대형 태풍이 몰아닥쳤고 농민들은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재산과 함께 삶의 희망마저도 자연재해에 휩쓸려 가 버리고 말았다. 많은 농민들은 “하늘의 뜻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원망스러운 하늘만 쳐다볼 뿐 이었다.

사람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예나 지금이나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원망하거나 체념하지만 IPCC는 이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전 세계 약 2000여명의 저명한 과학자 등을 포함한 기술, 경제, 정책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다.

기후변화에 관한 유용한 과학정보를 평가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측면과 함께 환경적인 방면에서의 영향을 평가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1988년 11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현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적 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을 위해 비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표해 인간이 만든 공해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사회경제학적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에 의하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의 상당부분은 인간이 내뿜은 온실가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점차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들은 향후 기온이 3도 증가하게 되면 해안습지대의 30%가 침수되고 45억명 인구가 기아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4도 상승할 경우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인구밀집지역에서 홍수의 피해를 보게 될 인구가 수 백만명 증가할 뿐 아니라 영양실조와 이질, 호흡기, 심장질환, 전염병 등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지구온난화의 상당 부분이 그간 선진국들이 발전을 위해 내뿜은 온실가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개도국이나 최빈국들의 피해가 막심하며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상당부문은 왜 유독 자신들에게만 자연재앙이 몰아닥치는 지도 모르는 채 그저 하늘만 원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도국이나 최빈국, 도서국가연합 등은 선진국들에게 역사적인 책임을 강조하며, 이들이 약조한 기후변화대응자금을 하루 빨리 조성하여 자신들을 지원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재정위기로 인하여, 유럽국가들조차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라 기후변화대응자금 모금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를 유치했고 이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이 기후변화분야에서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지금까지 정체되어 왔던 여러 가지 기후변화 관련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류열풍 등과 더불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듯이 우리의 GCF도 전 세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최고의 기후변화대응 국제기구로 자리매김하며 모든 민족들의 막역지우로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