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우 서울샤프중공업 회장
“보일러 다음은 용해로·가열로”
이근우 서울샤프중공업 회장
“보일러 다음은 용해로·가열로”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2.10.1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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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공장·제철소 LNG도 대체 가능
지나친 환경규제 기업경쟁력 ‘발목’

▲ 이근우 서울샤프중공업 회장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샤프중공업 사옥에서 만난 이근우 회장은 “페트로 코크스와 보일러 시스템이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인 만큼 말 한마디라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신중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2009년에 우리가 EPC를 맡아 페트로 코크스 보일러 시스템을 완공한 제지업체가 있다. 실제 사용한 결과 연료비가 운전비용을 제외하고도 벙커C유 대비, 순수하게 절반으로 떨어졌다. 50톤 보일러 기준, 1년에 연료비가 220~240억원 정도였던 업체에서 100~120억원 정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지회사에서 공장을 돌려 버는 돈을 생각하면 제조원가 원단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절약되는 것”이라며 “기업은 생산성, 원단위가 맞아야 한다. 저탄소에너지, 재생에너지도 물론 좋지만 원단위가 올라가면 기업이 생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단순한 연료비 절감을 넘어서 신규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페트로 코크스 도입 문의를 해오는 업체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절감폭이 예상보다 큰 나머지 잘 믿지 않거나,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이 ‘조심스럽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었다. 

페트로 코크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톤당 18만원(CIF 기준)에 들여오던 페트로 코크스스 가격이 올해에는 13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회장은 “유럽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대부분 LNG로 전환 중이고,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샤프중공업의 주력사업인 환경설비 분야는 페트로 차이나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사업만으로도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서울샤프중공업이 신규사업으로 페트로 코크스 보일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 회장은 ‘내가 살아야 수요자가 살 수 있고, 수요자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 회장은 “환경사업에서 출발해 에너지 사업으로 넓힌 것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요자들을 살려야 나도 살 수 있으므로 경쟁력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페트로 코크스에 주목하게 됐고, 양질의 연료와 동등하게 쓸 수 있도록 보일러 개발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제 ‘페트로 코크스 1.0 시대’를 넘어 2.0 시대를 준비 중이다. 유리공장이나 제철소에 필요한 가열로, 용해로, 압연설비의 연료를 LNG에서 페트로 코크스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유리 공정의 경우 LNG 비용을 100원으로 가정하면 페트로 코크스는 운전비용과 후처리 설비까지 모두 포함해서 40원이 든다. 벙커C유일 경우 30원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페트로 코크스를 둘러싼 환경 규제에 대해 이 회장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총량규제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연료규제까지 이중삼중으로 하고 있다”며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도 정부는 고체연료라는 점을 들어 거부감을 갖고 배척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페트로 코크스는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 LNG 배기가스보다 깨끗하게 처리해서 내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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