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 승인 2012.10.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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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병철 (사)에코맘코리아 정책위원
집값 하락으로 인한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경기도에 있는 모 아파트를 분양가의 40%에 할인한다는 기사를 보고 현장을 방문해보았다. 분양가가 6억원이었던 아파트를 실제로 3억 5천만원 전후의 가격에 팔고 있었다.

물론 어느 기사에서도 이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전의 분양가라는 내용은 언급하고 있지 않았지만 어쨌든 주위의 부동산이라든지 국세청 등을 통해 실거래가를 확인해 본 결과 시세 대비 최소 1억 이상 저렴한 가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 보니 궁궐이 따로 없었다. 한 번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정도였다. 주위의 부동산중개업자 등도 싸긴 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큰 메리트는 없다고 부연했다. 왜냐하면 다른 곳에도 싼 물건들은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에 다니는 필자의 지인은 내년에는 부동산 경기가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실제로 서울시내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아파트나 신규분양 다세대주택을 할인해 준다는 등의 현수막 또는 전단지들이 꽤 붙어있다. 필자의 직장 동료들에게도 타운하우스를 50% 할인해 주겠다는 문자메시지들이 더러 온다고 한다. 문제는 바닥이 어딘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싸다고 덜컥 잡았다가 언제까지 그 기분 좋은 느낌이 지속될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추가하락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원분양가에 매수한 이들이다. 이들은 평생 모은 돈을 투자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지만 그 가치는 현저하게 하락하고 말았다. 자신의 판단미스에 대한 자책, 가족들의 원망 속에서 월급의 상당부분이 이자 갚는데 쓰이고 있다. 마음속에 가득한 짜증과 분노! 사회에서는 이러한 이들을 하우스푸어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 어느 것도 이들에게 위안을 가져다 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필자는 그래도 시련의 시기에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맹자의 교훈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하실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육체적으로 단련시키고 육신을 굶주리게 하고 궁핍하게 하며,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의도와 어긋나게 만듦으로써 무서운 역경에 빠뜨리신다”

아무쪼록 세상의 모든 하우스푸어들이 자신들의 역경을 희망과 인내로 극복해 내고 이러한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드린다. 혹독한 시련을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나면 그만큼 성장하고 자신과 인류의 역사에 아름다운 훈장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한다.

탄소시장에는 더 큰 시련이 몰아치고 있다. 실은 이는 미리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던 부분도 있다. 필자가 작년 초 모 전문지에 글로벌 탄소시장의 분열조짐과 관련한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었는데 어찌 보면 현재의 탄소시장 불황, 특히 CER가격의 폭락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탄소시장의 동향과 관련한 더 많은 동향이 소개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2년 9월 중순, CER가격은 톤 당 1유로대로 떨어졌다. 필자가 기억하기에 작년 3~4월 경 14유로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가히 폭락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4년 전 가격 대비 10% 이하에 형성되어 있는 CER의 가격은 분양가의 40%에 할인해서 파는 아파트보다 더 심한 폭락을 겪고 있는 중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폭락의 끝이 도대체 어디까지냐는 것이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CER 가격이 결국은 1유로를 조금 하회하는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면 검인증비용이나 발급비용 등을 포함한 CDM사업의 추진원가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난리다. 필자가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도 전에 미리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CER가격 폭락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담당자들도 있다. 한 마디로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팔 사람도 향후 가격의 움직임을 알 방법이 없고 사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거래는 소극적으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초․중순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N2O나 HFC-23등의 그레이(Gray) CER은 미친 듯이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블루넥스트에서의 거래량만 보아도 산업가스 CERs의 거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그린(Green) CER의 거래량은 전무한 날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CDM의 비리와 문제점에 대한 전면조사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모 산업가스 프로젝트(hfc-23)에 4백만 톤 발급되는 등 탄소시장 애널리스트들조차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들에서 CERs발급이 이루어지고 있어 지켜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2012년 9월 29일 기준, 총 10억 4533만 7818톤의 CER발급요청이 이루어진 가운데 그 중 10억 947만 2752톤이 발급됐다. 2008~2020 기간 중 EU-ETS에서 사용가능한 CER의 양이 17~18억톤 수준인 가운데 2012년 말 기준 이미 10억 톤 이상이 발급된 것이다. 2011년 한 해에만 3억톤이라는 경이적인 물량이 발행된 것을 생각해 보면 향후 탄소시장은 더욱 심한 공급과잉현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품자!

필자가 다니는 홍제동 생생한의원의 소원영 원장은 어느 날 필자의 굳어있는 어깨근육을 보고 조언을 해주었다. 살아가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비결까지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방법은 “인생은 본전이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죽을 때 가져가는 것이 없고, 아무리 손해를 많이 보고 빚을 많이 진 사람도 이 세상을 떠날 때 그것을 짊어지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보면 투자기회를 놓쳐 돈을 못 벌었다고 나와 남을 원망할 필요도 없고 매도시기를 놓쳐 팔지 못해 손해 보았다고 해서 너무 가슴 아파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푸쉬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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