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주자 미트 롬니의 에너지플랜
미 대선주자 미트 롬니의 에너지플랜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9.07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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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미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플로리다의 템파에는 허리케인 아이잭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이잭 때문에 하루 연기됐지만 비가 오는 가운데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 와중에 아이잭은 인근의 뉴올리언스를 덮쳐서 마을 전체가 대피를 했고 도시는 7년전의 카트리나처럼 물에 잠겼다.

카트리나와 공화당은 잘 맞지 않는다. 부시 행정부 때 일어난 이 엄청난 재해를 그들이 흑인이기에 부시 행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맹비난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뉴올리언스 시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기후변화 때문에 골프 지역 늪지대의 그 지역 축구장만한 땅이 매달 사라진다고 한다.

허리케인 아이잭이 대륙으로 올라오는 진행 상태에 있었지 공화당 전당대회는 오일 머니가 풀려 초대된 사람들에게만 참석하는 각종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회는 당에서 선택받은 각 지역의 대표들로 거의 모두가 백인들이다. 같은 백인인 몰몬교인인 롬니는 젊었을 때 몰몬 선교사로서 남미에서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전도를 한 적도 있다.

전당대회의 클라이막스인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미트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은 해수면의 상승을 지연시키고 건강한 지구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을 돕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장내의 공화당 당원 전원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의 말에 호응했다. 

그들은 늘 우주복을 입고 사는 우주인인 모양이다. 이 지구상의 어느 누구가 공기와 물과 지구 생태계와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단 말인가? 
롬니의 연설에서 오바마의 4년이 실패였다고 맹공격을 했지만 정작 어떤 정책으로 오바마보다 나은 미국으로 이끌어갈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제시가 없다. 그날의 목적은 좀 더 인간적인 롬니를 보여주고 여성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기후변화니 온난화니 하는 말은 더더욱 한마디도 없었다.

대신 그는 “그의(대통령)의 석유와 석탄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에너지와 일자리를 중국에 주었다”고 오바마 후보를 공격했다.

얼마 전 발표된 롬니-라이언 에너지 계획은 2020년까지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공급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유지를 개방해 주정부 자체가 석유 채굴이나 탄광을 위한 천공을 허락해 화석연료 에너지를 생산량을 늘린다고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젊은이들의 웹사이트 ‘350.org’에서는 “롬니-라이언의 에너지 플랜을 보면 마치 석유·석탄 산업의 희망사항을 읽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 지탄을 받을 만한  것이 그의 에너지 플랜은 스윙주(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표가 왔다갔다 하는 주)인 텍사스 모금회에서 엑슨모빌 CEO를 포함한 다른 대 석유회사들의 기부자들에게서 7백만 달러를 받은 후 며칠 후에 나왔다.

뉴욕타임즈는 롬니의 에너지 목표가 터무니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간단한 사실 하나는 미국이 보유한 석유는 세계의 저장량의 3%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 소비는 세계의 20%가 된다”고 설명한다. NYT는 이어서 에너지 독립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고효율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정보관리국(EIA)의 ‘2012년 에너지 전망’을 보면 수치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고서는 2020년에 미국, 멕시코, 캐나다 모두 합해 연간 생산량이 대략 53억 배럴이 된다고 한다. 이는 2020년의 미국의 총 소비량에서 17억 배럴이 부족한 것이다. 북미의 석유 생산량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자신들이 소비하는 양을 빼면 23억 배럴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와야 한다. 

롬니-라이언의 계획에서 에너지 생산량을 늘이는 방법으로 국유지에서의 에너지 개발 허가해 준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미 전역의 아름다운 국립공원들이 위험해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대선 주자로서의 롬니는 메사츄세츠 주지사 롬니와 아주 다르다. 그는 메사츄세츠 주지사로서 괜찮은 주지사였다. 청정에너지 펀드를 지원하고, 자동차 연비 50마일의 규범을 지원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고효율 건물을 지원하면서 메사츄세츠를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친환경주로 만들어 놓았다.

메사츄세츠주 에드 마키 민주당 의원은 워싱톤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주지사로 있을 때 그는 기후변화를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서는 청정에너지를 지원할 수 없고 기후변화도 믿을 수가 없다”고 그의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여름에는 국토의 50% 이상이 가뭄이 들었고 애리조나를 비롯한 중서부는  기록을 깨는 극심한 고온에 시달렸고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어 음식값이 올라가게 되었고 콜로라도 주의 심한 산불로 수일동안 수백채의 집이 전소됐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그 순간에도 인근 뉴올리언스에서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주민 모두가 집을 버리고 대피하고 있었다. 

롬니와 공화당은 석유산업의 배출한 이산화탄소로 기후변화가 일어났고 그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자연재해로 그가 연설하는 그 순간에도 집을 잃고 생명을 잃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과 자신들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롬니가 대통령으로서 유권자와 유권자의 가족을 위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석유 재벌과의 유착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그가 모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다만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기부자가 원하는 말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당선이 되면 4년 내내 자신의 기부자가 원하는 말과 정책만을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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