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종교계
기후변화와 종교계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8.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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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우분투 바탕 환경정의 운동 박차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우분투’는 2009년 캘리포니아 애나하임에서 열린 미성공회 컨벤션의 주제였다. 컨벤션 공식 웹사이트는 “우분투는 아프리카 말로 신의 가족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 시켜준다” “우분투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음’을 의미하고 신의 창조물인 모든 생명체에 대한 연민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한다”고 적고 있다. 성공회는 우분투의 개념, 즉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기후변화라는 범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의 주 핵심 요소로 잡고 있다.

이 개념은 또한 2011년 에콰도르 퀴토에서 열린 세계 성공회 주교회의의 결과로 나온 ‘성직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주 내용이기도 하다. 미 성공회는 신의 창조물을 돌보는 일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크리스천으로서 가장 중요한 의무로 본다는 점과 모든 성공회 성직자들은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긴박성을 강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 해양학자이면서 성공회 신부이기도 한 제포츠 스코리는 2007년 미 의회 증언에서 “이 세상의 어느 생명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다른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떠나 독립적으로 연구될 수 없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한 세계적인 가난이 기후변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치뤄야 할 값은 그 결과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성공회는 우분투를 근거로 하는 환경 청지기 운동인 ‘교회의 정의, 평화, 창조의 통합 이니셔티브를 제창하고 2000년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정책의 수립과 환경 보호를 위한 에너지법의 제정을 주장하는 한편 미개발국의 탄소 감축을 돕는 재정 지원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4년 전에는 모든 성공회 교회와 부대건물의 온실가스를 10년 내 50%로 줄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카톨릭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작고한 요한 바오로 2세의 1990년 1월 1일 ‘평화를 위한 세계의 날’의 메시지로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메시지는 한 달 후에 발표된 IPCC의 보고서와도 같은 맥락이어서 더 주목된다. IPCC는 “대기권의 기후변화는 앞으로 수 세기동안 지속적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교황은 세계 평화는 ‘무기나 갈등, 불공평‘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존경심의 결여‘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산업 폐기물, 화석연료의 연소, 무차별적인 삼림파괴, 화학 비료의 남용, 냉매의 유독성 같은 것으로 공기가 오염되고 환경이 파괴되며, 이러한 결과로 기후와 대기권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과학자들이 말하는 기후변화의 현상을 그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 결과는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낮은 지역에 사는 인구들의 장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만들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카톨릭 교계의 환경정의 운동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2001년에 열린 미 카톨릭 사제 회의에서 “기후변화는 경제적 이론이나 정치적 입장도 아니고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다”라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기후변화의 문제는 “하나님의 창조물과 인간 가족의 미래에 관한 문제이다. (중략)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물을 지키고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 청지기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선언한다. 

우리 시대의 예언자라고 할 수 있는 나사의 제임스 한센 박사는 이달 3일자 워싱톤 포스트의 기고에서 “저는 1988년 더운 여름날 의회에서 증언할 당시 기후변화가 우리와 지구에 주는 미래의 영향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도의 상승의 결과에 대한 우울한 그림을 제시했었습니다” 라면서 “ 그러나 저는 오늘 고백합니다. 그때 저는 너무 낙관적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것은 사실로 증명이 되었지만 이렇게 급하게 상승해 극심한 기후로 발전하게 될 것을 예측하는데는 실패했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60년 동안 수집된 기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전례없이 극심하게 뜨거운 여름이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는 더 자주 오게 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기후 모델이나 예측이 아닙니다. 실제 일어난 기후사건과 온도의 상승을 관측한 결과입니다. 우리들의 보고서는 더 이상 예측이나 전망이 아니고 이러한 기후현상이 기후변화 말고 그 어떤 다른 것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인류사회는 기후변화처럼 극심하게 양극화되어 있다. 교계와 과학계가 인류와 지구의 위기의 긴박성을 소리 높여 경고하는 것과는 달리 또 하나의 다른 세상이 있다.

클라이밋 프로그레스가 발표한 '석유 재벌들의 하루'라는 그래프를 보면 엑슨 모빌, BP, 쉐브론, 쉘, 코노코 필립 등 5대 석유 재벌 회사의 하루 이익이 3억 4300만 달러다. 각 회사의 CEO의 하루 급여는 6만 달러씩이고 로비 자금으로 하루에 16만 7000 달러를 쓴다. 5개의 회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매일 10억 파운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받는 세제 혜택이 매일 660만 달러이고 여기에 연말이면 보조비로 24억 달러를 정부로부터 받는다.  이것도 모자라는지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는 선거 공약으로 이들의 세제 혜택을 두 배로 증가시키겠다고 한다.

한곳에는 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 죽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홍수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는 것이 기후변화의 모습이다. 인간 세상의 양극화도 기후변화처럼 극명하다. 우분투의 개념은 내가 남과 독립되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나 자신의 생존을 위한 개념인 것이다. 그리고 우분투는 지극히 과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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