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경제성장
환경과 경제성장
  • 윤용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승인 2012.08.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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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이 살아갈 영역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농경중심의 사회에서 기계공업사회로 탈바꿈한 인류는 탄소기반 산업을 바탕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탄소와 산소의 결합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층에 온실가스 막을 형성하여 비닐하우스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지구온난화를 야기하였다.

이로 인해 지구의 평균온도는 지난 100여 년 동안에 약 0.67도 상승하였으며, 인류가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도 100여 년 후에 2도 정도의 온도상승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교차가 심하면 아침과 저녁으로 10∼20도 이상의 온도 차이를 경험하거나 또는 1년 중에 40∼50도 이상의 온도 변화를 체험하는 우리에게 지구의 평균온도 0.67도 상승이라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평균온도가 1990년 대비 1.5∼2.5도 상승하면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생물종의 20∼30% 정도가 멸종 위험에 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곧 지구의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

산업화 과정 동안에 다양한 유해물질들이 끊임없이 방출되면서 지구환경이 급격하게 오염되었다. 이는 인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환경파괴가 동반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즉 환경과 경제성장은 결코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발전될 수 없다는 막연한 믿음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국가들이 녹색성장을 크게 외치고 있는데, 이는 곧 환경과 경제의 동반성장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이러한 녹색산업이야 말로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으로 관망된다.

녹색성장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상황에서 향후 10년 동안에 건물부문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풍력단지, 태양공원, 열병합발전 등 새로운 에너지공급시스템이 가스 및 석탄화력 발전소나 또는 원자력 발전소의 역할을 점차적으로 넘겨받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바람, 태양, 바이오매스, 수력 등 재생에너지원만으로 인류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우리가 정말 변혁을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보다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이용해야만 한다.

건물부문의 에너지소비는 국가 전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의식수준 향상으로 예전에 비해 효율등급이 우수한 냉장고, 식기세척기, 삼파장램프(일명 장미전구)를 자주 찾고 있으며 대기상태에서 전력소비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TV를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효율 가전제품 구입만으로 건물부문의 에너지소비를 대폭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에너지절약 잠재력이 큰 부분은 건물 자체에 있다. 에너지의 60% 이상이 난방과 냉방에서 소비된다.

특히 오래된 건물일수록 에너지소비는 훨씬 크다. 지난 20년 동안 건축물에너지절약설계기준의 꾸준한 강화 덕분에 난방에너지는 단위면적당 연간 약 200 kWh에서 대략 100 kWh까지 낮아졌다. 이는 단위면적당 연간 난방을 위해 석유 10 리터가 소비되는 것에 해당된다.

에너지소비를 줄인 건물은 건축주와 임차인 모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다. 전력, 가스, 석유의 사용을 줄이면 이산화탄소 배출 역시 줄어들어 결국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유럽에서 에너지절약형 건물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는 패시브하우스는 사실 쾌적한 실내공간을 창출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여기서 쾌적하다는 것은 너무 덥거나 춥지 않고, 실내공간에서 온도차이가 3도 이상 차이가 나는 공간이 없어야 하며, 결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건물을 설계·시공하면 우리나라 기후조건에서 석유 1.5 리터로 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 에너지도 절약하고 쾌적한 실내 열환경도 확보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2009년 신년호 표지에 삼파장램프 사진과 함께 제5의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절약을 손꼽고 있다.

에너지절약이 곧 에너지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에너지절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도 건물부문의 에너지절약기술을 새로운 녹색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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