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불공평성
기후변화의 불공평성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7.2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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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보조금 신재생에너지의 12배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마트에 가서 장보고 줄을 서 있으면 카운터 옆에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잡지책에는 표지마다 성공한 사람들과 유명한 사람들의 얼굴이 나와 있다. 민주주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잘 살고 있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었고 각종 기술이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며 음식과 물자들이 풍부하고 어느 시대의 사람들보다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왜 불평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학자 제프 폭스는 그의 최근 저서 ‘노예의 경제(Servant Economy - Where America’s Elite is Sending the Middle Class)’에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NPR(공영방송)의 다이안 림 쇼에 나와서 자신은 미국 경제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적인 불공평 속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경제적인 불공평성은 반드시 정치적 불공평성을 수반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열기가 후끈한 미국의 양당 후보의 대결도 이 경제적 불공평성에 관한 것이다. 그 이슈가 되고 있는 정책은 부시 행정부가 제정해 놓은 부자를 위한 감세 혜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것을 클린턴 행정부 체제로 돌려서 감세 혜택을 주지 말자는 것이고 공화당은 감세 혜택을 연장하자고 주장한다. 최근에 하원에서 통과된 티 파티의 선두 주자 폴 라이언의 법은 후드 스탬프, 장애자 프로그램 등 빈곤층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부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을 기조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불공평성을 일반에게 알리고자 카톨릭 수녀들이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아이오와의 한 성당에서 버스투어 지도자 사이몬 캠벨 수녀는 “지난 10년 동안 직원들의 월급은 하나도 오르지 않았지만 CEO들의 월급은 수백배로 올랐다”고 했다. 그녀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불길 속에서 너는 내 백성이 신음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느냐?”고 하신 그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 불길이 되고자 버스투어를 하고 있노라고 고백했다.
어쩌면 이러한 경제적 불공평성도 기후변화에 대한 불공평성보다는 못 할 지도 모른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한 연구의 두 가지 보고서는 이 사실을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IEA 보고는 2010년에서 화석연료 개발을 위한 보조금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보조금보다 12배나 더 많이 지급되었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피는 2010년에 화석연료를 위한 보조금이 5000억 달러였다고 발표했다. 국민의 세금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이 이산화탄소로 배출되고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 현상을 가지고 와서 환경적 재앙과 함께 생명을 앗아 간다.
또한 재산 손실을 보게 하고, 농작물의 수확을 감소시켜 식량 부족을 초래하며 공해로 인하여 건강상 해를 준다. 그리고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악영향으로 그 지급자에게 돌아간다. 다시 말하면 돈을 내고 악영향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누구도 화석연료를 위한 보조금으로 야기되는 이 엄청난 악영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탄소가 끼치는 사회적 악영향을 금액으로 표시하는 ‘탄소의 사회적 경비 (SCC)’를 산출해봤다. 탄소 1톤당 SCC는 5달러에서 68달러까지로 그 차이가 상당히 크다.  그것은 어떤 학자는 보수적이고 어떤 이는 덜 보수적인 견해의 차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금액은 급하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IEA에 의하면 2011년 세계는 362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SCC의 금액으로 환산하면 1580억 달러 내지 2조 1000억 달러가 된다. 세계 인구 일인당 평균 23달러에서 300달러인 것이다. 이것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은 인구에게도 적용된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의 제1 원칙으로 보면 배출로 혜택을 본 사람이 그 배출로 야기되는 결과에 대한 값을 치뤄야한다고 한다.  

화석연료 보조금의 악영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사람들은 탄소 배출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보조금의 지불이 되어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는 화석연료여야만 에너지값을 싸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화석연료의 값은 인위적으로 낮추어진 가격일 뿐더러 그 결과로 치뤄야할 값은 엄청난 것이다. 다른 이유는 기후변화는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기에 대응하기 보다는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적응’이라는 말의 속뜻은 현재 인류가 격고 있는 기후적 재앙을 가난한 자와 가난한 나라에 대한 경제적 폭력으로 계속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5년 후에는 대기권의 이산화탄소의 축척량이 기후학자들이 염려하는 450 ppm이 되어 지구의 티핑포인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는 이미 환자가 되어 있고 선택의 여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동성애 문제나 인공절제수술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후변화의 불공평성은 인간이 지구에 생존하는 동식물에게 행사하는 생존권의 불공평성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만약 이 시대에 모세가 시내산에 간다면 “하나님은 불속에서 너는 너희들로 인하여 멸종해 가는 나의 창조물, 수천 수만 종의 동식물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느냐”고 물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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