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들옷, 가격도 시원해지자
휘들옷, 가격도 시원해지자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07.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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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환 기자
전력기관과 발전소 사장들의 패션이 달라졌다. 여름철 쿨비즈니스룩인 휘들옷을 입고 공식선상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휘들옷은 ‘휘몰아치는 들판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 같은 옷’을 뜻한다. 휘들옷을 입은 각 전력기관 발전소 사장들이 휘들옷을 입고 세미나나 행사에서 축사로 시작하는 말은 “제가 옷이 좀 시원하죠”로 시작해 휘들옷의 효용을 자랑하는 것이다.
현재 지경부는 한국패션협회와 함께 여름철 에너지절약형 패션인 휘들옷을 상품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휘들옷은 입으면 체감온도가 2℃가량 낮아지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소재를 사용해 체감온도를 2℃ 낮추는 대신 실내온도를 낮추는데 사용되는 전력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지경부의 계산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휘들옷을 입으면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의 14%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절전효과를 누릴 뿐만 아니라 연 197만 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데, 이는 소나무 약 7억 그루와 맞먹는 탄소배출량이다.
전력계통에 민감한 요즘 시기에 전력기관 대표들이 전력사용을 1kW라도 줄여보고자 공식선장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옷이 시원하다고 가격까지 시원한 것은 아니다. 일반 상의 가격만 7만원을 넘고 하의는 8만원∼25만원선이다. 상의재킷은 최고 89만원에 달한다. 일반 직장인이 가격표를 보면 비싸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이렇다 보니 큰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지난주에는 한전 1층 로비에 각 모델별로 휘들옷이 전시됐지만 하루만에 철거됐다.

몇몇 직원 말로는 아무도 사지 않는다는 등 동대문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등 빈축을 사다가 철거가 됐다는 얘기가 나돈다.
업체들도 이유는 있다. 휘들옷을 제작하는데 참여한 모든 업체들이 옷을 시판하기까지 지식경제부 관계부서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디자인과 소재, 기술, 가격정보까지 공개했지만 별다른 코멘트가 없어 이같은 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여름철 정부의 무심함을 탓할 일이다. 오히려 여름철 전기절약을 근거로 장사속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는가·

휘들옷을 권장하고 있는 곳은 지경부뿐 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부터 휘들옷을 입고 여름철 쿨비즈니스룩 모델로 나서는 등 에너지절감을 위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환경부도 반팔셔츠와 노타이, 무릎 길이 스커트 등 간편한 복장을 권유하고 있다.
정부 부처가 가격면에서 조금더 배려하여 휘들옷 보급이 용이해지면 시원한 여름을 나는 것은 물론 전기도 절약하고 탄소도 줄이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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