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 가격 조만간 0원 될 것
CER 가격 조만간 0원 될 것
  • 신병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탄소배출권 트레이더
  • 승인 2012.06.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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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탄소시장 틀과 연계 중요

 

▲ 신병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탄소배출권 트레이더

어린 시절 탐구생활이라는 방학과제물이 있었다. 당시 철없이 뛰어놀기만 좋아했던 필자는 방학만 되면 책이란 책은 모두 다 덮어 놓고 우선적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정신없이 노는 와중에서도 벽에 걸린 시계는 쉬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처음엔 보이지도 않던 개학일자가 점점 다가올수록 어린 마음속에도 짙은 두려움이 서서히 내리 시작하였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탐구생활과 일기.

차라리 방학을 하자마자 다 해 놓고 놀기 시작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루하루 미루기만 하다 보니 개학을 며칠 앞두고부터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과제를 급히 소화해내야만 했다.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어머니의 꾸지람! 확실히 매는 먼저 맞는 것이 낮다.

지금 EC는 2013~2020년 기간 중의 EUA경매물량 판매일자를 최대한 늦추어 2018~2019년 까지 연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이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

물론 ‘되어야 되는 것’이라는 말로 이의 성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성공만 하게 된다면 2013~2017년 기간 중 시장에 신규 공급되는 EUA물량의 상당 부분이 줄어들면서 향후 6~7년간은 EUA의 수급이 유지되는 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장에서는 판매보류물량으로 약 5억 톤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2020년. 그 동안 꼭꼭 묶어 놓았던 대량 EUA 물량이 봇물처럼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부터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시점에서 매우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시장은 큰 대가를 지불해야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관건은 판매 연기물량에 대한 영구제거 추진인데 이것이 과연 쉽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하기 어려운 것은 그때 가서는 더 어렵다는 것을 어쩌면 EU나 EC도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를 보면서 국제기후변화협상이 계속 불협화음을 내든지, 혹은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의 탄생으로 인하여 자신들이 탄소시장의 주도권을 잃게 될 경우, 또는 EU-ETS 제3기가 끝나는 2020년 경 대내외 상황이 감당 못할 정도로 부정적일 경우 아예 EU-ETS에 대한 파산선고를 해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추측도 가끔 해본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로서는 그전에 빼먹을 수 있는 건 다 빼 먹어야 할 것이다. 나중이야 어찌되건 당장에 EUA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아니라면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판매 연기된 EUA물량에 대한 영구제거를 달성해 내려 할 것이다.

셋 어사이드 플랜(Set Aside Plan)의 목적은 수급의 균형을 맞춰 적정한 탄소배출권가격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들이 저탄소녹색사업이나 에너지효율화사업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 탄소시장도 살아나고 지구환경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EU에도 유익이 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모든 국가나 기업들이 탄소배출권가격의 상승을 반드시 반기지만은 않을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높아져서 추가지출이 늘어나는데 어떤 기업이 좋아한단 말인가·

셋 어사이드 플랜은 적용대상이 EUA이기 때문에 CER가격의 상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EU-ETS 참가기업들은 자신들의 EUA할당량에 비례하여 사용할 수 있는 CER의 최대량이 정해져 있다. 지금 저렴한 CER가격으로 인해 대다수 기업들은 자신들의 CER사용 한계량까지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는 중이며 이 한계량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공급되는 CER의 양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심리적 요인 외에 Set Aside Plan이 CER가격에 미칠 긍정적인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필자는 최근 시장전문가들을 몇 몇 만나서 이들에게 향후 CER가격에 대한 전망을 들어 보았다.

퍼스트 클라이밋(First Climate), 앙코르(encore) 같은 기업들은 현재 기존에 체결해 놓은 CER거래계약으로부터 탈출전략을 구사중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CER 가격이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인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심지어 CER가격이 조만간 0원이 될 수도 있으므로 CER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조속히 매도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필자에게 강력 조언했다.

독일 kwf, RWE 등도 자신들은 더 이상 2차 CER을 구매하고 있지 않는다고 밝히며 기존 체결된 계약에서 빠져 나오고는 싶지만, 신용이 더 우선이기 때문에 계약파기보다는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CER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하루 빨리 매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EU-ETS는 외부 경기충격, 배출권 할당 및 소급조절 실패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출범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맛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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