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용 LNG요금 유감
연료전지용 LNG요금 유감
  • 김중곤 포스코에너지 전무
  • 승인 2012.06.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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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곤 포스코에너지 전무
나무가 튼튼하고 크게 자라기 위해서는 초기에 충분한 물과 거름을 주어야 하고, 사람도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충분한 영양섭취, 규칙적인 운동,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태동 단계부터 그 산업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지원이 충분히 있어야한다. 
현재 태동 단계에 있는 연료전지산업의 경우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LNG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 대외환경 변화로 인해 성장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중 하나는 연료전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LNG가격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중 하나는 ‘왜 연료전지에 수소를 사용하지 않고 LNG를 사용하는가?’이다. 기본적으로 연료전지는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지만 아직 경제적으로 수소 생산, 운반 및 저장기술 개발이 지연되는 문제로 인해 LNG를 사용하고 있다. 미래 수소사회에서는 청정 자원인 물에서 수소를 분해하여 연료전지 원료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물에서 얻은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는 연료전지 내부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게 되고 부산물인 물은 다시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되어 하나의 완전한 청정 수소 싸이클을 형성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는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천연가스를 개질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KOGAS에서 직공급하는 발전용과 각 도시가스사로 공급하는 도시가스용으로 구분된다. 도시가스는 다시 주택ㆍ난방용(가정용), 일반용, 냉방용, 산업용, 열병합용(전기생산 및 폐열활용) 등으로 나뉜다. 현재 연료전지는 도시가스요금 중에서 열병합용을 적용받고 있다. 포스코에너지가 2006년 첫 연료전지 설비를 판매한 이래로 현재까지 설비 가격은 50%이상 낮추었으나, 열병합용 도시가스요금은 118%이상 인상되어 기존 연료전지 발전사업자의 사업성은 물론 신규사업자의 사업참여도 가로막고있다.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은 연료전지용 천연가스요금을 책정하여 산업의 발전 및 실질적인 분산발전원으로서의 역할을 연료전지가 수행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국제 LNG가격은 크게 상승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연동하는 우리나라의 LNG요금결정 체계로 인해 세계에서 제일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셰일가스(Shale Gas)와 메탄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등의 대체가스의 상용화가 가속화 될 경우 가스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현재 높은 천연가스요금으로 태동단계에 있는 연료전지산업이 위기라는 것이다.

일본 원전사고 및 지난해 9.15 순환정전은 기존의 중앙발전방식의 한계를 드러냈으며, 이에따라 분산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점진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분산발전시스템중 하나인 연료전지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고효율 발전설비로 전국 전력수요의 40%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의 특성에 최적화된 설비이며, 국가전력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다.
이러한 천연가스요금 문제에 대하여 부산/대구광역시는 연료전지의 확산을 위하여 ‘연료전지 LNG요금’을 신설하였다. 서울시도 ‘원전하나줄이기’ 종합대책중 하나인 연료전지 보급 활성화를 위하여 도시가스 전용요금을 신설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요금자체가 지자체 가격조정권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격하락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중앙정부의 ‘연료전지 전용요금제’의 신설과 같은 정책적 배려는 높은 LNG요금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있는 연료전지 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연료전지 산업의 자생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료전지는 발전용, 건물용, 선박용에서 우주항공용까지 전기와 열에너지를 필요로하는 곳에 다양한 활용과 적용이 가능하다. 과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듯이 미래에는 연료전지 산업이 대한민국 녹색성장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지금 연료전지산업은 태동단계에 있다. 산업의 성장과 실패는 태동기에 이루어지는 투자, 연구개발, 산업구조구축, 정책지원 등 기업과 정부간의 긴밀한 협력의 정도에 따라 달려 있다. 현재 연료전지 산업은 어려운 대외 환경속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늘려가며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태양광과 풍력산업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최고 높은 LNG가격으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연료전지산업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의 ‘연료전지 전용요금제’의 신설을 통해 연료전지산업이 어려운 사업환경을 극복하여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녹색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과 정책적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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