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 에너지는 1차에너지로 다시 한원해야 한다
냉난방 에너지는 1차에너지로 다시 한원해야 한다
  • 김창섭 가천대학교 교수
  • 승인 2012.06.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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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섭 가천대학교 교수
최근 에너지분야의 가장 심각한 이슈는 정전대책인 듯하다. 작년 9·15정전사태이후 다양한 정전대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되었으나 여전히 올해 정전 가능성에 대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수요관리 사업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수급불안의 원인은 전력수요예측의 실패, 발전소건설 지연, 기후 등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전기수요에 대비하여 공급력이 부족한 수급 불안이다. 이러한 수급불안을 이야기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 급격한 전기화 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특히 1차에너지에서 2차에너지로의 전환수요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환수요의 발생의 역사 및 원인에 대하여 살펴보면 1990년대부터 시작된 심야전기제도에 대하여 논의해야 한다. 당시 강화도에서는 갑작스러운 전력수요의 증대로 새로운 송전선 및 변전소의 건설이 요구되었으나, 지역주민의 반대로 극심한 혼선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강화도의 전력수요의 급증은 당시 한전의 수요관리의 일환으로 추진된 심야전기보일러로의 대체가 과열되면서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심야전기제도는 경직적인 원자력발전 방식에 대한 보조의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 이러한 보조금 정책으로 인하여 경제급전의 효과도 없이 등유보일러가 전기보일러로 전환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후 심야전기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심야전기보일러의 지속적인 확대로 LNG발전의 상시운전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경제급전의 원칙이 크게 훼손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하였다.

이런 상태에서 2008년 갑작스러운 고유가시대가 도래하면서 1차에너지와 2차에너지간의 요금경쟁력이 역전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시 전세계적인 신용위기와 함께 고유가라는 어려움하에서 우리나라는 비석유에너지인 원자력발전 덕에 전기를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이러한 저렴한 전기에너지의 이점을 활용하여 국제경쟁력 확보에 크게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시스템이 그 진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하게 된다. 낮은 전기요금은 전기수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게 되고 총체적인 전전화(elctrification)을 촉진하게 된 것이다. 특히 등유에 의존하던 난방에너지가 급격히 전기에 의존하게 되고 드디어 전력피크가 하계에서 동계로 이전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고, 전기에너지의 증가율은 거의 10%대에 이르게 되었다. 동시에 일본 등으로부터 우리나라로의 공장이전 희망이 높아지는 등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작년 9·15정전사태이후 이러한 전전화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수급불안이 앞으로도 수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어 현재 정전방지를 위하여 에너지기술개발자금까지도 모두 정전방지를 위한 수요관리자금으로 전용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현재 엄청난 양의 발전소를 건설중이므로 수 년내에 이러한 공급력의 부족현상을 해소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더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을 많은 전문가들이 하고 있다. 바로 전력망의 노후화와 포화의 문제이다. 현재 전력망은 점차 노후화되고 있고 이 와중에 한전의 적자해소를 위하여 망의 유지보수비용을 최소화함으로서 고장의 가능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765송전망 등 주요 송전인프라의 건설은 지역주민의 반대로 모든 건설현장에서 지연되고 있다. 수 년 이후에는 발전소가 건설이 되어도 수요지로의 원활한 수송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뿐 아니라 계통의 복잡성이 증대됨으로서 안정적 운영에서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수급뿐 아니라 전력망에도 구멍이 나고 있는 것이다.

전력은 우리나라가 제조업국가로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자원이며 그 자체가 국가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많은 공장이 건설되고 이로 인하여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최근의 유럽발 위기에서 이러한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전기가 부족해 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귀중한 전기에너지의 효과적인 이용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하여는 가능한 1차에너지로 이용가능한 부분은 1차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난방은 다시 1차에너지인 등유나 경유 등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다. 전기보일러를 다시 기름보일러로 바꾸는 보다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냉방은 다시 가스냉방으로 전환해야 한다. EHP냉방을 다시 가스흡수식 냉방설비로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좀 불편하더라도 이런 노력을 통하여 우리는 소중한 전기에너지를 공장에 보낼 수 있고 또한 정전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전한 전환을 위하여는 결국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1차에너지의 최종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연료간 대체가능성 등에 대한 세부적인 계산이 필요할 것이고 그 변동이 각 계층에 미치는 편익분석, 세수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도 분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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