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티핑포인트 450ppm 도달
5년 후 티핑포인트 450ppm 도달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2.06.11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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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없는 지구 ‘경고’… 사람·자연은 공존해야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얼마 전 UN 정부간 기후변화 패널회의(IPCC)는 금세기말인 2100년에는 이산화탄소의 대기권 축척량이 850ppm까지 올라가서 지구의 온도가 5.8℃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11년 보고서에서 지구의 온도가 세기말에 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것은 불과 5년 후인 2017년에 450ppm이 될 것이라고 한다. 450ppm은 지구의 티핑 포인트다. 이 선을 넘으면 지구는 영원히 생명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게 된다. 이에 영국의 가디언지는 헤드라인을 ‘화석연료의 에너지 인프라가 당장 바뀌지 않는다면 5년 안에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 속으로’라고 썼다.

그러나 이 소식은 일반 미디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5년 안에 우리의 삶의 근원이 사라진다는 소식은 연예인 누구의 의상이 노출이 지나치다느니, 지하철 유리벽의 시가 너무 야하다느니, 국회에서 종북이나 주사니하며 싸운다느니 하는 기사에 덮혀 버렸다.  과학계에서는 자신들이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중의 머리가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와 인터넷으로 들어오는 가쉽이나 게임 같은 것으로 판단하는 기능을 잃었다면? 마치 게임에 중독된 10대 아들과 부모가 소통의 채널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남아프리카의 말 중에 ‘우분투(Ubuntu)’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정’이나 ‘한’ 같이 번역하기 힘든 말이다. 리베리안 평화 운동가 리마 구보위의 번역을 빌리면 ‘우리 모두가 있기 때문에 내가 나로서 있습니다(I am what I am because of who we all are)’라는 의미다. 

이 말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성공회 데스몬 투투 추기경이 1990년에 펴낸 책에 소개되었다. ‘우분투는 인간은 고립되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존재는 전 우주의 모든 것과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투투 추기경은 설명한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도 2006년 한 연설에서 이 개념을 소개했다. 우분투는 “당신 때문에 내가 있습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말입니다. 게놈 프로젝트를 통하여 우리는 모두 99.9% 같은 것을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살고, 더 잘 나고, 더 잘 먹으려 노력하지만 아무리 해도 0.01% 이외로는 더 달라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인간이 풀어낸 신의 언어, 생명을 창조하는 언어로 불리는 게놈 프로젝트의 수장이었던 콜린스 박사는 ‘신의 언어(Language of God)’라는 책으로 자신의 경험을 털어 놓았다.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오히려 신앙심이 깊어졌음을 고백하며 프로젝트 과정 중 드러난 중대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 지구상의 모든 인류는 99.6%의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인간 유전자는 98%가 침팬지와 같고 쥐와는 92%, 고양이와는 90%, 개와는 82%, 소와는 80%, 과일, 파리와 닭과도 60%, 심지어 지렁이와는 30%, 이스트와는 26%, 식물인 잔디와도 18%가 같다는 것이다. 1858년 다윈과 알프레드 러셀 월러스가 각각 생물학적 진화론을 주창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즉 박테리아에서 부터 고등동물 인간은 모두 DNA와 원소를 서로 나누는 하나의 ‘대가족’임을 주장했었다. 1999년 게놈 프로젝트는 그들의 가설을 증명해 주게 된 것이다. 이는 또한 철학적인 개념인 우분투의 과학적인 증명이기도 하다.

지구 대기권에 이산화탄소가 1000ppm으로 축적되면 지구의 역사에서 석탄기와 상응한다. 석탄기에 대기권 이산화탄소 축척량이 1000ppm이었다. 탄소는 에너지 저장에 유용한 다양한 결합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생명의 골격이 되어 생태계 순환의 중심 원소이다. 수 억년 동안 탄소가 하늘과 바다, 토양에 그리고 생명체 내에 고정 되면서 대기권의 이산화탄소가 300ppm으로 줄어들면서 생명이 번성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이 되었다.
기후변화 대응책의 목표는 350ppm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2012년 5월 현재는 396.78ppm이다. 평균 해마다 2ppm씩 올라간다. 지구는 해마다 85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어 해마다 그 배출량이 3%씩 증가한다. 최근 MIT 연구는 2095년까지 866ppm 올라가서 화씨 10도 상승하겠다고 하고 하드리 연구센터에서는 2100년까지 5∼7℃ 상승하겠다고 한다. 모두 독립된 연구이지만 IPCC의 연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6℃의 상승이 지구 환경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까는 일반인들에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 앞에 전개될 기후변화의 재앙들, 극심한 홍수, 가뭄, 산불, 해수면의 상승, 동토대의 메탄가스 배출, 대양 해류 이동의 중단, 바다의 산성화와 데드 존, 음식과 물 부족, 수천만의 환경 난민들, 극심해 지는 황사현상 등등.

이는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나만 혼자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의 우매함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기후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오늘 우리 환경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내일이 보인다.  인간에게서 태어나는 아기의 숫자는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원숭이과의 모든 동물에게서 태어나는 새끼들의 숫자를 합한 것보다 많다. 동식물의 서식지는 인간의 도시와 주거지 도로 때문에 끊기고, 잘리어 나가 고립되어 섬이 되고 그 섬마저도 점점 작아진다. 세계의 도로에서 달리는 차들과 높은 하늘의 비행기, 넓은 대양을 가로지르는 상선들,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이 24시간 끊임없이 배출된다. 그리고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이전 그 어느 때보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가장 높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보다도 우리 후세에 올 인류를 위하여 우리는 깊고 오랜 중독 상태에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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