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인사가 만사다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06.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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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환 기자
여름철 전력수급을 앞두고 한국전력과 전력노동조합은 그동안 잠정 추진해온 4직급 인사이동 기준조정을 잠시 중단했다.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리한 싸움을 하고 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4직급 권역별 순환식 인사이동에 대해 노조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권역별 순환식 인사는 지역을 기준으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순차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전력노조는 이전에도 한전이 단행한 3직급 초급간부 권역별 순환식 인사에 대해 지난달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한수원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수원은 본사 10년차, 사업소 15년차 직원들을 순환 이동시키겠다는 공문을 노동조합에 발송했다. 한수원은 그야말로 ‘순환식’ 인사이동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다. 본사와 사업소를 가리지 않고 직원들을 소위 ‘뺑뺑이’시킨다는 것.

한수원 노조 관계자는 “전문적 기술을 요하는 업무의 특성상 장기교육과 보직을 통해 숙련일력이 양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며 “외국도 발전소의 안정적 운영과 정비를 위해 한 보직에서 30∼40년을  근무하고 있는데 오히려 안전성을 저해하며 현장 경험인력을 강제이동시키는 이 같은 인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직원들이 사기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이러한 인사이동이 사측과 노조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직원들은 몇 달째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 역시 직급별로 나누어 진행되느라 시기가 늘어지고 있어 직원들의 업무사기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바로 여름철 전력수급을 앞두고 말이다.

최근 한수원 사장 재공모 심사에서 3배수안에 뽑힌 한 인사가 스스로 후보를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겉으로는 전문가가 한수원 사장직에 있어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이미 과거 지경부 고위관리로 사장이 낙점된 상황에서 공모자체가 요식행위로 변질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장으로 정해놓고 공모과정을 이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삼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일을 아는 사람’,‘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뽑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옛말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뽑고 쓰는일을 잘하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된다는 이 옛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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